이 세상의 훈훈한 이야기를 모아모아서-.
좀 더 따뜻한 세상이 되길 바라며, 사람 냄새 나는 글을 전합니다.
(22) 2017년 2월 셋째 주 소식
DJ : 여러분 '포켓몬 고'라는 모바일 게임 들어보셨나요? 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위치기반 증강현실 게임인데요, 지난달 24일 한국에도 출시가 됐죠? 게임은 플레이어가 직접 '트레이너'가 돼 스마트폰 지도를 보며 호텔·사무실·공원 등에 숨은 포켓몬을 사냥해 키우는 형식인데요, 요즘 그 인기가 엄청나다고 하죠? 어떤 사람들은 이 '포켓몬 고'를 통해 생활 속 운동을 실천한다고도 하는데요. 동심으로 돌아가 재미도 얻고 건강도 찾고. 그러고 보면 어떤 '소소한 한 가지'가 우리 삶 전체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건 아닌가 싶네요. 수요일이면 훈훈한 이야기를 들고 오는 이분도, 그런 소소한 한 가지가 되고 싶다고 하네요. 이서 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이 : 네 안녕하세요.
DJ : 포켓몬 고 이야기로 문을 연 경사세. 이서 님은 이 게임 해 보셨나요?
이 : 네. 저는 딱 출시되자마자 내려받아서 현재까지도 하고 있는데요. 자주 하지는 못하지만. 가끔 도심 속에서 포켓몬을 잡는 재미가 쏠쏠하더라고요. 공원이나 거리에서 포켓몬 고를 하는 다른 분들을 보면 뭔가 유대감(?)도 생기고요. 현재는 피카츄를 잡는 게 가장 큰 목표입니다!
DJ : 동심으로 돌아간 분이 여기 한 분 또! 계셨네요. 말씀하신 피카츄! 조만간 꼭! 얻길 바랄게요. 동심처럼 밝고 훈훈한 오늘의 경사세. 어떤 이야기들로 준비해 오셨나요?
이 : 네. 오늘도 역시 세 가지 이야기 준비해 왔는데요. 키워드는 커피, 채소, 가곡이에요. 어떤 이야기 먼저 풀어볼까요?
DJ : 점심, 딱 커피가 끌리는 시간이기도 하니 먼저 커피 한 번 가볼까요?
이 : 네. 아 먼저! 이 이야기를 풀어놓기 전에! 절대 어떤 지역적인 편애가 있지 않았다는 거!
제 고향이기도 하죠, 하동 이야기인데요. 하동의 주요 특산물 중 하나가 녹차잖아요. '왕의 노차'라는 브랜드가 붙기도 한 그 녹차가 세계 최대 커피 전문 프랜차이즈죠? 별다방을 통해 전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간다고 하네요.
DJ : 왕의 녹차와 별다방의 만남. 정말 어울리는걸요? 좀 더 자세하게 말해 주신다면요?
이 : 네. 하동군은 지난달 24일 별다방 협력업체와 친환경 가루 녹차 100t을 약 25억 원에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는데요, 그날 1차로 가루 녹차 500kg이 항공편으로 별다방 본사가 있는 미국으로 처음 수출됐다고 해요. 군은 해차가 나오는 5월부터 300∼500㎏씩 연말까지 차례로 선적할 계획인데요, 이번에 계약한 가루 녹차는 미국 현지는 물론 유럽, 아시아, 남미 등 전 세계 스타벅스 매장에서 판매 되고요.
DJ : 이제 세계 어느 곳을 가든 우리 경남의 녹차를 맛볼 수 있는 셈이군요. 해외여행 가서 녹차가 들어간 커피 종류 하나 시키고 먹으면서 막 '딜리셔스 딜리셔스'를 외치는 센스! 너무 티 나나요?
이 : 뭐 우리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 번쯤? 시도해 봐도 좋을 듯하네요. 하동군은 올해 100t 수출계약과 함께 해마다 수출물량을 늘려 앞으로 하동을 고급 가루 녹차 수출 생산거점으로 육성할 방침인데요, 앞으로 하동 왕의 녹차의 더 큰 발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DJ : 녹차 이야기 나온 김에, 저도 방송 끝나면 따뜻한 녹차라테 한 잔 먹어야겠네요. 훈훈한 분위기 이어서 바로 다음 키워드 살펴볼까요? 보자, 가곡이 있었죠? 어떤 이야기인가요?
이 : 네, 우리 DJ 님은 가곡 직접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DJ :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한 번 있는 듯해요. 특히 그 노랫말이 정말 아름답더라고요.
이 : 네, 잘 알려진 대로 가곡은 시를 관현악 반주에 맞춰 부르는 '노래'죠. 느리면서, 깊이를 헤아리기 어려운 음악인 터라, 우리 전통성악곡임에도 그 명맥을 잇기가 참 어렵다고 하는데요. 그 어려운 일에, 우리 지역에서 당당히 도전하고 있는 분이 있어서 소개할까 해요. 주인공은 김참이(24) 씨는 가곡 전수장학생이에요.
DJ : 가곡과 20대. 어울리면서도 낯선 조합인데요. 우리 김참이 학생을 좀 더 소개해주신다면요?
이 : 네. 김참이 학생은 고교시절, 국가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예능보유자 조순자 명인 노래를 듣고 가곡의 매력에 빠졌다고 하는데요, 현재는 18세에서 28세 사이에 가능성이 돋보이는 전수생으로 뽑혀 그 끼를 마음껏 발휘하고 있죠. 물론 아픔도 많았다고 해요. 대부분 초등학교 때 배움을 시작하는데, 김참이 학생은 조금 느린 편이였거든요. 많이 울기도 했지만 늦게 시작한 만큼 더 열심히 하겠다는 자세로 마음을 다잡았다 하더라고요.
DJ : 시작이 반이다는 말이 딱 어울린다고 할까요? 그나저나 이 가곡. 여느 노래와는 다른 가곡만의 특징도 있을 듯해요?
이 : 네, 가곡은 여느 노래처럼 성·발음·호흡이 중요한데, 중요한 차이는 호흡이 느리다는 점이에요. 특히 소리를 곧게 내는 것이 특징이라고 하더라고요. 이 점에서 김참이 학생은 가곡만이 지닌 매력을 '여유'와 '배려'라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참이 씨는 "가곡을 들으면서 자신을 뒤돌아보고, 주변도 살필 수 있어요. 이 과정에서 타인을 배려하는 자세도 배울 수 있다"고 말하더라고요.
DJ : 그 고운 목소리만큼이나 마음씨도 어쩜 저리 아름다운지요. 우리 김참이 학생이 꿈꾸는 미래도 있을 듯해요?
이 : 네. 김참이 학생은 스승 조순자 명인의 교육 철학 속에서 전통에 현대적인 해석을 더하는 실험도 이어가고 있는데요, 특히 그 가곡 발음법을 현대에 맞게 바꾸는 방안을 많이 고민하고 있다 하더라고요.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DJ : 그렇네요. 앞으로 명인으로 거듭나 우리 전통을 널리 알릴 김참이 학생의 한 걸음 한 걸음. 우리 경사세도 응원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마지막 소식 짧게 살펴볼까요? 키워드는 채소였죠?
이 : 네, 지난 설을 즈음하여 창녕에서 또 훈훈한 소식 하나가 날아들었는데요. 주인공은 올해 일흔여덟인 구길자 어르신이에요. 어르신은 창녕군 대합면에서 조그맣게 농사를 지으며 텃밭에서 얻은 채소를 장에 내다 팔며 지내오셨는데요, 그렇게 모은 쌈짓돈 30만 원을 설을 앞두고 기부했다고 하시더라고요.
DJ : 어르신 덕분에 이번 설이 더 따뜻했지 않았나 생각되네요. 정말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이 : 네. 어르신은 "나도 어렵게 살아왔기 때문에 어려운 사람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남을 해하려 하지 말고 도우려 하면 나도 복을 받게 되더라. 우리 모두 복을 받기를 희망한다"고 말씀하시기도 하셨는데요. 그 고운 마음 받들어 올 한 해 정말 모두가 행복했으며 하네요.
DJ : 행복은 또 스스로 만들어 가는 거니까요. 어르신 말씀처럼 올 한해 복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자고요. 지역사랑이 듬뿍 묻어나는 녹차 이야기부터 젊은 가곡 명인, 따뜻한 어르신까지 만나본 오늘의 경사세. 가기 전에 정리해 주신다면요?
이 : 네. 커피 이야기도, 복 이야기도 했으니 올 한 해 더 신나게 살자는 의미로 이 노래 신청하면서 물러갈까 해요. 십센치의 아메리카노. 좋아 좋아 좋아!
DJ :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본 글은 라디오 방송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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