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훈훈한 이야기를 모아모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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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017년 2월 셋째 주 소식


DJ : 지난주 토요일, 휘영청 밝은 달 다들 보셨나요? '가장 큰 보름'이라는 뜻으로 매년 음력 115일을 말하는 대보름날이었죠? 대보름이면 달 보면서 소원 빌곤 하잖아요. 가족들 건강하게 해 달라, 시험에 합격하게 해 달라, 좋은 애인이 생기게 해 달라. 우리 청취자 분들은 어떤 소원 비셨나요이분은 여기에 '특별한 소원' 하나를 덧붙였다고 하는데요, 훈훈한 소식을 들고 오는 분이죠. 이서 님과 함께 경사세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

: , 안녕하세요.

DJ : 대보름 소원 이야기로 문을 연 경사세. 우리 이서 님은 어떤 소원들 비셨나요?

: 네 저도. 가족 건강, 앞으로의 미래. 성탄절에도 빌고, 새해 첫날에도 빌고, 석가탄신일에도 비는! 그런 소원들 있잖아요. 이제는 일상이 돼 버린 그 소원들도 빌고! ! 그 소원 빼놓을 수 없었죠. 올 한해 우리 지역에 훈훈한 소식만 가득 차길 하는 소원 말이죠.

DJ : 마지막 소원은 방금 지어내신 듯한데요? 속는 셈치고 믿는 걸로 하겠습니다.

: 약간 티 났죠? 아무튼,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우리 DJ 님은 어떤 소원들 비셨나요?

DJ : 저도~ 마찬가지죠.

: 그렇죠. 역시 건강과 행복. 이것만큼 중요한 일이 또 있을까 싶네요. 그에 맞춰 오늘 경사세도 아주 행복하고 건강한 세 가지 이야기 준비해 봤는데요. 키워드는 '토끼 저금통, 말벗, 공모전'이에요. 어떤 소식 먼저 풀어 볼까요?

DJ : 먼저 공모전과 관련한 소식 들어볼까요?

: , 저희 경사세에서 뒤늦게 한글을 깨친 어르신들 이야기 몇 번 들려드렸는데요, 오늘은! 여기에 좋은 글 솜씨까지 더하신 어르신 한 분을 소개해 드릴까 해요. 주인공은 주인공은 하동군 금성면 청도늘배움 한글교실에 다니는 이복순(81) 어르신이에요. 어르신이 최근 전국 성인문해학습자 체험수기 공모전에서 입상하셨거든요.

DJ : 공부하기도 쉽지 않았을 텐데 체험수기 공모전까지 도전하셨다니! 대단한걸요? 특히 저는 글 잘 쓰시는 분들이 정말 부럽거든요. 어르신께 한 수 배우고 싶네요. 그나저나 우리 어르신, 어떤 내용을 글로 풀어내셨나요?

: 그렇죠? 저도 참 글 잘 쓰고 싶은데. 우리 함께 배워요! 아무튼! 어르신은 체험수기에서 열아홉 나이에 시집와 부모님이 보고 싶어도 편지 한 장 쓰지 못했던 시절, 아들을 군대에 보내고 첫 편지를 받았을 때도 답장을 쓰지 못해 애절했던 마음 등을 담은 '나의 일생'을 응모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고 해요. 여기에 71살 때부터 청도늘배움 한글교실에 다니며 글을 알게 된 후의 기쁨과 그동안 일기를 엮어 시집을 펴낸 일, 토지문학제에서 수상한 일 등을 담담하게 소개해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하네요.

DJ : 짧게 요약된 내용만 들어도 글 속에 담긴 삶의 무게가 실감 나네요. 아무쪼록 어르신! 앞으로도 좋은 글로 우리 마음을 따뜻하게 적셔주셨으면 하네요.

: , 어르신은 "평생의 한이었던 한글을 깨치게 된 것만도 감사한 일인데 전국 규모의 공모전에서 이렇게 큰 상까지 받게 돼 여한이 없다"고 소감을 밝히셨는데요. 어르신이 한 자 한 자! 저희도 응원하겠습니다.

DJ : 훈훈한 분위기 이어서 다음 키워드 살펴볼까요? 보자, 토끼 저금통이 있었죠?

: . 우리 DJ 님은 혹시, 저금통 얼마까지 모아보셨나요?

DJ : 글쎄요? 잘 기억나진 않지만 한 10만 원쯤?

: 저금통에 동전 모으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잖아요. 저도 몇 번 도전하다가! 중간에 살짝살짝 빼서 쓰는 바람에 포기하는 일도 있었는데요. 그 어려운 일을 실천하면서! 나눔까지 베푼 분이 있어서 화제에요. 지난달 31일 경남도민일보를 방문해 저금통을 전달한 고동성 씨가 주인공입니다~

DJ : 신문사까지 직접 찾아가 나눔을 실천하신 우리 동성 씨. 혹시 남다른 사연이 있을까요?

: 네 동성 씨는 현재 창원에서 택시 기사로 일하고 있어요. 어느 날 손님께 옛 동전 100원짜리를 받았는데 1973년 것이었다고 해요. 동성 씨가 73년이시거든요? 자신과 같은 해에 태어난 동전을 보며 반가움을 느꼈다는 동성 씨. 그때부터 2년간 예쁜 토끼 저금통에 1970년부터 1982년까지 옛 동전만 따로 모았다고 해요.

DJ : 사소하면서도 세심한 동성 씨 마음이 돋보이는데요. 이렇게 모은 돈, 또 기부를 했잖아요.

: . 동성 씨는 "신경을 써서 모은 돈인데 기왕이면 좋은 곳에 쓰였으면 한다"며 저금통을 내밀었는데요, 그 사용처를 묻자 주저 없이 세월호 유가족이라고 대답하더라고요. 빠듯한 삶 때문에 직접 유가족을 찾아뵙지 못하니 신문사가 대신 전달해 줬으면 한다는 부탁과 함께 말이죠.

DJ : 예쁜 저금통만큼이나 아름다운 동성 씨. 그 따뜻한 마음이 꼭 전달되었으면 하네요.

: . 그래서 저희 경남도민일보도 작은 프로젝트에 돌입했는데요. 저금통 이름을 '끼끼'라 지어주고 팽목항을 최종 목적지로 하여 끼끼와 함께 여행을 떠나기로 했어요. 세월호 아이들이 가야 했을 제주도, 서울·안산 등을 거치면서 말이죠.

DJ : 정말 알차고 가슴 벅찬 여정이 될 듯하네요. 우리 이서 님도 그 여정 동참하시나요?

: 아쉽게도 저는 함께 하지는 못하는데요. 대신! 그 기사로 풀이한 그 여정을 편집하는 일을 제가 맡을 예정이에요. 미약하지만 저도 동성 씨의 그 따뜻한 마음이 널리 퍼지는 데 힘을 보태도록 하겠습니다!

DJ : 끼끼와 떠나는 여정과 널리 퍼질 훈훈함 저희 경사세도 응원하겠습니다. 바로 마지막 사연 짧게 살펴볼까요? 키워드가 말벗이에요?

: . 경사세에서 여러 번 소개해 드렸던 우리 집배원들 이야기인데요. 불도 끄고 이웃사랑도 실천하는 일상 속 영웅들이시잖아요. 이번에는 무려 13년간 홀몸 어르신인 80세 할머니의 친절한 말벗이 된 마산우체국 이수범 집배원을 소개할까 해요.

DJ : 말로는 쉽지만 그 긴 세월. 이어오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요. 우리 어르신과 집배원의 만남 어떻게 시작됐나요?

: , 이수범 집배원은 이 씨는 편지배달을 하면서 이 지역에 사는 홀몸 어르신인 장복기(80) 할머니를 알게 됐다고 해요. 이후 부모님 같은 생각이 들어 집배 업무를 하는 틈틈이 할머니를 찾아 봬 말벗이 되어 드리곤 했고, 근무지를 옮겨서도 이어갔다고 해요. 매월 2차례 이상 휴일 할머니를 찾아가 23시간 동안 말동무를 했다. 지난 설 명절에는 선물을 들고 찾았으며 평소 주기적으로 생필품을 건네기도 했다네요.

DJ : 그 따뜻한 선행, 정말 주위에서 칭찬받아 마땅하네요. 대화가 단절되기 쉬운 요즘 세상에, 우리에게 큰 가르침을 주기도 하고요.

: . 이수범 집배원은 "친아들처럼 반기는 할머니의 눈을 잊을 수 없다""앞으로도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데 작으나마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또 겸손하게 말씀하시더라고요.

DJ : 우리 집배원님 말처럼! 우리도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데 더 노력하자고요! 따뜻하고 훈훈한 세 분을 만나본 오늘의 경사세. 마지막으로 정리해 주신다면요?

: , 각자 자리에서 멋진 삶을 살고 계신 우리 세 분께 마치고 싶은 노래로 준비했어요. 봄여름가을겨울의 브라보 마이 라이프 신청하면서 이만 물러가 보도록 할게요.

DJ : 오늘 소식도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본 글은 라디오 방송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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