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는 맛있는 이야기.

우리네 밥상을 더욱 풍족하게 만들어주는, 산과 바다, 들판의 보물들. 모든 음식의 기본이 되는 '원재료'를 찾아서-



다시 읽는 맛 - (11) 진주 딸기


DJ : 우리 청취자분들은 '빨간색' 하면 뭐가 제일 먼저 떠오르시나요? 요즘 같은 날씨엔 정말 얄미운 붉은 태양? 아니면 금방이라도 사랑에 빠지게 할 것 같은 붉은 립스틱? 여러 가지 생각이 나는데요. 매주 맛있는 먹을거리를 찾아다니는 이분은 '빨간색' 하면 이 음식이 먼저 떠오른다고 하네요. 이서 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네 안녕하세요.

DJ : 빨간색으로 오늘 맛있는 경남 문을 열어 봤는데 오늘 들고 오신 이 과일 보니 딱 실감이 나네요.

: 그렇죠. 아마 많은 분이 사과나 수박을 생각하실 듯한데. 사과는 저희가 거창 편에서 이미 소개를 했고. 오늘은 수박일까요? 우리 작가님께서 일단 역시나! 먹방을 통해 살짝 힌트를 주는 걸로~ 작가님


새빨간 딸기.


: 냠냠

DJ : 소리는 수박과도 비슷한데요? 하지만! 오늘 주인공은 수박이 아닙니다. 오늘 맛있는 경남은 딸기로 준비해 봤어요. 근데 이 기자님, 오늘 들고온 딸기가 또 '진주' 딸기라면서요?

: , 사실 경남에서는 하동, 거창, 양산, 산청, 합천, 밀양 등 딸기를 특산물로 내세울 만한 고장이 많은데요, 그럼에도! 진주를 뽑은 이유는! 진주 딸기가 올해 싱가포르는 물론 베트남에도 수출하는 등! 잘 나가거든요. 여기에 딸기가 5월이 거의 끝물이다 보니 뭔가 아쉬운 마음에!

DJ : 역시 경남 먹을거리 홍보 대사를 꿈꾸는 우리 이 기자님! 기회를 살릴 줄 아네요. 오늘 진주 딸기 홍보를 아주 팍팍! 그럼 먼저 또 우리가 그냥 지나칠 순 없죠. 진주에서 딸기가 잘 자라게 된 배경 뭔가요.

: 사실 많은 분이 진주 딸기보단 진주 수곡 딸기, 대평 딸기가 익숙하실 텐데요. 진주에서는 수곡면 대평면이 딸기 주 생산지역이기 때문이죠. 딸기는 물 영향을 많이 받는데 수곡면·대평면 지역은 암반굴착으로 깨끗한 물을 얻을 수 있다고 해요. 여기에 넉넉한 일조량이 있어 당도를 높여주고요. 진주에서는 1970년대 말부터 딸기를 본격적으로 재배하기 시작했는데요, ·보리에 비해 딸기가 수익성이 높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점차 퍼졌다고 해요. 2014년에는 특허청의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으로 등록되면서 그 명성을 더욱 굳혔죠. 특히! 한때 국내 딸기 대부분은 일본 품종을 썼거든요? 그러다가 '매향', '설향'이라는 국산 품종이 개발되면서 진주뿐 아니라 전국 농민 시름을 덜기도 했죠.


진주 딸기의 재료는 좋은 물과 햇빛이다.(사진과는 무관)


DJ : 그렇군요. 좋은 물과 햇빛이 오늘날의 딸기를 만든 셈이네요. 근데 저는 딸기 제철을 '겨울'로 알고 있거든요? 맞나요. 이게?

: 농사 방법에 따라 변했다고 보는 게 맞는데요. 20~30년 전 대부분 노지 딸이던 시절에는 봄에나 그 맛을 볼 수 있었죠. 근데 하우스로 넘어가면서 제철이 겨울로 바뀐 셈이죠. 진주에서도 하우스 겨울 딸기 재배가 대부분을 차지하거든요? 저희가 취재를 갔을 때도 겨울이었는데 하우스 앞 온도계는 영하 2.2도를 가리키는데 안은 영상 20도 전후를 유지하더라고요.

DJ : 설날 전후 딸기가 가장 맛있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군요. 하지만 이 맛있는 딸기, 재배부터 수확과정까지 정말 손이 많이 간다면서요?

: , 딸기농사가 농사꾼들 사이에서도 힘든 일로 통한다고 해요. 90% 이상이 수분인 딸기는 자칫 상하기 쉬워서 여간 신경 써서 다루어야 하거든요. 또 좁은 고랑 사이로 딸기 수확용 수레를 발로 밀고 가는 것부터가 보통 일이 아닌데, 여기에 또 쪼그리고 앉아서 딸기를 따야 하잖아요. '허리가 끊어질 것 같다'는 어르신들 말을 흘려 들을 수가 없더라고요여기에 딸기는 14개월 농사라 불리기도 하거든요? 3~4월에 모종을 심고 이를 9월에 재배하우스에 옮긴 다음 한 달 후 검은 비닐을 씌우고 꽃이 피면 이듬해 5월까지 출하하죠. 그다음에는 손에 물이 들 정도로 또 선별·포장을 해야 하고요. 부지런한 농가는 또 5월이 넘어서도 잼용 딸기를 출하한다고 하는 데 이게 들이는 품에 비해선 벌이는 썩 좋지 않다고 하네요.

DJ : 역시 우리가 정말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네요. 이제 음식 이야기 좀 해 볼까요? 저도 가끔 헷갈리는데 딸기를 설탕에 찍어 먹기도 하잖아요? 괜찮나요?

: 예전에는 당도가 낮아서 설탕에 찍어 먹기도 했는데, 비타민 B 성분이 파괴되기 때문에 바람직하진 않죠. 혹 단맛의 유혹을 못 버린다면 생크림에 찍어 먹거나 믹서에 갈 때 꿀을 조금 넣으면 좋다고 하네요.

DJ : 오늘 또 좋은 상식 하나 배워가네요. 그전에! 잘 먹으려면 잘 골라야 하잖아요! 좋은 딸기를 고르는 방법, 어떤 게 있을까요?

: 모든 과일이 그렇듯 딸기도 꼭지가 파릇파릇하고 싱싱한 것을 골라야 해요. 또 마트나 시장에서 구입하실 때에는 포장용기 겉 말고 속도 유심히 살피시길 바라요. 겉은 윤기가 나는데 속은 뭉개진 경우가 있으니까요. 딸기 표면의 씨 같은 경우는 육질에 싸여 속으로 들어간 것이 좋다고 하네요.

DJ : 저도 장을 볼 때! 꼭 유의하도록 할게요. 근데 이 딸기가 그냥 먹는 것도 좋지만 디저트 음식과도 참 잘 어울리잖아요? 딸기를 활용한 디저트 하나만 소개해 주신다면요?


샐러드, 드래싱, 잼 등으로 즐길 수 있는 딸기.


: 맞아요. 특히 빵과 참 잘 어울리는 딸기인데, 이건 또 집에 오븐이 있어야 만들 수 있으니. 잠시 제쳐놓고요. 가장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게 딸기샐러드가 아닐까 해요. 딸기와 어린잎채소를 섞어 먹는 건데 드래싱이 특히 중요하잖아요. 이 드래싱 같은 경우 믹서기에 간 딸기 한 숟갈에 레몬즙, , 소금, 올리브유 등이 들어가는데! 좀 맛이 안 산다 싶으면 그 떠먹는 딸기요구르트를 한 세 숟갈 정도 넣어주면 좋다고 하네요.

DJ : 뭔가 약간 꼼수 같기도 하고요? 저도 한 번 시도해 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서 님이 생각하는 진주 딸기란?

: 오늘은 취재 당시 인터뷰했던 어르신 말을 그대로 전달할까 해요. "농사란 곧 사람이에요. 자기가 못 먹는 것을 지으면 안 되죠. 손자 손녀에게도 마음 놓고 먹일 수 있는 것. 그게 바로 진주 딸기입니다"

DJ : 네 오늘도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본 글은 라디오 방송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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