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는 맛있는 이야기.

우리네 밥상을 더욱 풍족하게 만들어주는, 산과 바다, 들판의 보물들. 모든 음식의 기본이 되는 '원재료'를 찾아서-



다시 읽는 맛 - (7) 거창 사과


DJ : 이번 주 화요일이었죠? 서울 낮 기온이 29.5까지 오르며 역대 두 번째로 높은 4월 하순 기온을 기록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그런가요? 여름이 훌쩍 다가왔음을 느낍니다. 날씨 때문인지 오늘은 이분께서 이 음식을 떡 하니 들고 오셨어요. 목요일마다 우리에게 맛있는 여행을 선물하는 분. 이서 님 모셨어요. 안녕하세요.

: , 안녕하세요.

DJ : 그나저나 오늘 소개할 식재료가 들고 오신 이거 맞나요?

: , 저번 주에 제가 양파를 소개하면서, 다음 주에 우리 DJ 님께 양파를 선물하겠다 이런 농담을 했는데, 양파를 생으로 먹기엔 아무래도 좀 그러니. 뭔가 비슷한 이 음식을 준비해봤어요.

DJ : 그러고 보니 좀 비슷하기도 하네요. 그러면 우리 청취자분들도 알 수 있게, 우리 작가님이 한 번 소리로 이 음식을 표현해 보는 건 어떨까요?

: 좋아요. 작가님께서 아주 맛있게 한 번 먹어보는 걸로 (아삭아삭!)

DJ : 눈치 채셨나요? 그렇습니다. 오늘 소개할 음식은 붉은 태양을 닮은 사과에요. 그런데 오늘 들고 오신 사과 원산지가 거창이라면서요?

 

달고 맛있는 사과. 참 친숙한 과일이다.


: , 오늘 맛있는 이야기는 거창 사과 편으로 준비했는데요, 본격적인 수확 철은 아니지만 올여름 더 맛있게 사과 즐겨보시라고 마련했어요. 그전에! 또 우리가 역사 이야기를 안 할 순 없잖아요? 아는 만큼 맛있게 먹는다는 자세로거창 사과 같은 경우 2012년 기준으로 생산량은 전국 7, 도내에서는 66.5%를 차지한다고 해요. 거창군 전체 농업소득에서는 3분의 1이 사과라고 하니 고장을 먹여 살리는 자산이죠. 거창 사과는 1930년 거창읍 대동리에서 처음 재배해 1941년 퍼지게 됐다고들 해요. 1966년에는 정부 농특사업에 지정됐고 1987년에는 지역 내 제1 농특산물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고 하네요. 거창 사과가 유명해 질 수 있었던 이유는 역시! 늘 그렇듯 자연환경이 큰 역할을 했는데요, 거창은 평균 일교차가 11.6도로 크고 전 지역이 해발 200~900m에 이르는 고지대라 사과가 자라기 좋다고 하네요.

DJ : 우리에게 친숙한 이유가 있었네요. 그 오랜 역사를 지닌 사과가 요즘에는 다양하게 변신도 한다면서요? 저는 사과로 만든 와인은 먹어봤거든요. 또 뭐가 있을까요?

: , 사실 우리가 알지 못해서 그렇지 일상에서 꽤 많이 먹고 있더라고요.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는 건 탕수육! 탕수육 소스엔 이 사과가 필수라고 하네요. 카레나 샐러드도 빼놓을 수 없고요. 여기에 취재과정에서 알게 된 요리들도 있는데 사과가 돼지고기하고 특히 잘 어울린다고 해요. 풍미도 더해주고 소화도 잘 시켜준다고 하네요. 그래서 얇게 썬 사과와 잘 펴진 등심, 치즈, 깻잎을 김밥 말듯이 만 돼지고기 등심롤이라는 요리가 있더라고요. 또 볶은 사과 위에 얇은 햄을 살짝 얹힌 햄 사과 크레페도 있고요. 이게 또 술안주로 최고라네요.

DJ : 사과의 변신 정말 무궁무진하네요. 여기서 정말 궁금한 게 우리가 보통 사과하면 밤 사과는 독이다 이런 얘기 많이 하잖아요? 어떤가요.


밤에 먹는 사과는 독? 소화기능이 튼튼한 사람이라면 걱정 안 해도 돼요~


: 저희도 취재할 때 그 부분을 몇 번 물어봤었거든요. 이게 오해가 아닌 사실에 가깝다고 해요. 펙틴이라는 성분 때문인데, 이 성분이 잠자리에서 장 소화기능에 부담을 줄 수가 있다고 하네요. 근데 소화기능이 튼튼하고 위가 건강한 사람이면 크게 문제 될 건 없다고 하더라고요.

DJ : 그렇다면 저는 별로 문제가 없겠네요. 듣기로는 거창을 가셨을 때 직접 사과 따기 체험도 하셨다면서요?

: , 서툰 솜씨로 몇 개 따 봤는데. 무엇보다 상처가 나지 않게 따는 게 참 중요하더라고요. 엄지손가락을 사과와 가지 사이에 끼고 옆으로 돌리면 톡 하고 떨어지는데 이게 또 사과마다 생긴 게 다르니. 다 통하진 않다 보니 결국 하나하나 정성이 필요하죠. 숙도와 색을 위해 과수 아래에 깔아놓은 은색 비닐 때문에 햇볕이 더 뜨겁게 느껴지는 건 말도 할 수 없고요.

DJ : 그렇군요. 이렇게 힘들게 딴 사과 잘 고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보통 우리가 빨간색이 좋다는 건 알고 있잖아요?

: , 사과 본 색깔 외에도 꼭지 색깔도 중요한데 이게 가늘면서 푸른색을 띤 것이 좋다고 하네요. 또 가볍게 두들겼을 때 탱탱한 소리가 나면 좋은 사과라고 합니다.

 

좋은 사과를 고르는 방법은? 꼭지 색깔도 꼭 살피세요+_+


DJ : 네 잘 알았습니다. 끝으로 이서 님이 생각하는 거창 사과란?

: 앞서 말하지는 못했는데 사과가 세계적으로 품종만 700종이 된다고 해요. 그 중 거창에서는 부사라 불리는 후지와 홍로를 많이 재배하죠. 기후 변화에 맞는 품종 개량은 물론 재배 기술 개발에 많이 힘쓰고 있다고 하는데요, 더 맛있는 사과를 만들고자 노력. 그래서 거창 사과는 '과일이 아니라 과학이다'라고 정리해볼게요.

DJ : , 오늘도 좋은 소식 잘 들었습니다. 다음 주에 뵐게요~




※본 글은 라디오 방송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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