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훈훈한 이야기를 모아모아서-.

좀 더 따뜻한 세상이 되길 바라며, 사람 냄새 나는 글을 전합니다.





(15) 2016년 11월 다섯째 주 소식


DJ : '한 번 보자, 밥 한 끼 먹자'. 올 한해 무수히 했을 이 말. 인사치레로 했을 수도 있지만 한해가 저물어가는 지금! 한 번쯤 만나야 할 듯한 그 사람, 얼마나 많이 만나셨나요"아무리 보잘것없는 것이라 하더라도 한 번 약속한 일은 상대방이 감탄할 정도로 정확하게 지켜야 한다." 약속과 관련한 한 명언인데요, 올해가 가기 전 가슴 따뜻한 만남! 한 번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매주 목요일. 우리 지역의 훈훈한 이야기들을 모아오겠다는 이분, 이번 주 역시 그 약속을 지키고자 왔습니다. 이서 님과 <경사세>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

: , 안녕하세요.

DJ : 약속 이야기로 문을 연 오늘의 경사세. 우리 이서 님은 '만남과 관련한 약속'. 많이 지키셨나요?

: 저도 뭔가 습관처럼, 다음에 밥 한 끼 하자, 얼굴 한 번 보자는 말을 내뱉곤 하는데요, 미루고 미루다 보니. 어느덧 12. 어떻게든 지켜보겠다는 의지로! 요즘 밤마다! 부랴부랴! 이곳저곳 기웃거리고 있습니다.

DJ : 그래서인지. 요즘 따라 계속 피곤해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요? 연말 피로감! 싹 날라버릴 오늘의 훈훈한 소식들! 들려주신다면요?

: , 오늘은 두 가지 키워드에 세 가지 소식을 준비했는데요. 키워드는 '특별한 엄마', '마라톤'이에요. 어떤 이야기 먼저 풀어볼까요?

DJ : 마라톤? 벌써 막 숨이 가빠오는 거 같기도 하고요? 끈기가 생각나기도 하고요. 어떤 소식인가요.

: , 두 가지 이야기를 품은 키워드인데요. 우선 아테네! 그리스 수도이기도 한 아테네는 마라톤의 본고장으로도 이름 알려진 곳이잖아요? 지난 13일 이를 반영하듯 아테네국제마라톤대회가 열렸는데요, 힘들고 외로웠을 그 긴 거리를 힘찬 발걸음으로 완주한 이가 있어서 화제라고 해요.

DJ : 동네에서 해도 쉽지 않을 마라톤. 그것도 마라톤의 본고장까지 가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갔을 그 주인공! 어떤 분인가요?

: 네 주인공은 알코올중독을 이겨낸 통영시 장애인 마라토너 박재민 선수인데요, 박 선수는 10km 코스를 4706초로 완주, 전 세계 참가자 약 8000명 중 472위라는 아주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고 하네요.

DJ : 성한 몸으로도 힘든, 그 기록! 우리 박재민 선수 정말 대단한데요? 알코올중독을 이겨내고, 매일 같이 흘렸을 그 땀방울. 감히 박수를 보냅니다!

: , 특히 박재민 선수는 박 선수는 "딸이 평소에 나를 멀리했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이에 "운동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딸이 많이 좋아해 주었고 딸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고 싶었다"고 밝혔어요. "목표였던 대한민국 대표 장애인마라토너로 발탁됐으니 이제는 풀코스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고요.

DJ : 딸을 위해, 그리고 자신을 위해 힘차게 달렸을 우리 박재민 선수. 앞으로 풀코스를 완주하는 그날까지! 그 한 걸음 한 걸음을 우리 경사세도 열심히! 지켜보고 있겠습니다마라톤과 관련한 또 다른 이야기는 어떤 건가요?

: , 이번엔 우리 경남에서 열린 대회 소식인데요, 지난달 27일이었죠? 28회 진주마라톤대회에서 전국 장애인마라토너 초청 행사를 마련해 참가자들에게 훈훈한 감동을 안겨줬다고 해요. 3개 마라톤클럽이 공동으로 전국의 시각 또는 지체장애인 마라토너 30여 명을 12일 동안 초청해 친목을 다지고 동반 달리기를 했다고 하네요.

DJ : '함께 달린다'는 말이 참 좋게 느껴지는데요, 발걸음을 맞추며 진주를 누볐을 우리 마라토너들. 뛰는 재미만큼 소통하는 재미도 쏠쏠했겠어요.

: , 눈에 띄는 클럽, 선수들도 많았는데요. 우선 경상대 마라톤클럽은 2003년 제15회 진주마라톤대회 때부터 시각장애인을 초청해 동반주와 도우미를 해왔으며 올해가 열네 번째라고 하더라고요. 또 급 시각장애인이자, 울산시각장애인마라톤클럽 이윤동 회장님은 14회 연속 대회에 참가했고 이번에 풀코스를 174회째 완주했다 하더라고요. 정말 대단하시죠?

DJ : 풀코스를 174번이나 완주하시다니. 저는 평생을 살면서 한 번 해볼 수 있을까, 그런 생각도 드네요.

: 저도 마찬가지에요. 이윤동 회장님의 기록에 대해 다른 분들은 "장애인뿐 아니라 비장애인에게도 큰 용기를 주고 감동을 선사한다"고 하기도 했는데요, 그 감동! 꾸준히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DJ : 경남에서, 또 국외에서 묵묵히 제 걸음 다하신 우리 선수들. 목표를 향한 집념과 끈기만큼은 우리도 꼭 본받았으면 하네요. 바로 다음 키워드 살펴볼까요? 마라톤에 이은 키워드! '특별한 엄마'가 있었죠?

: , 사실 엄마라는 존재! '특별한'이라는 수식어로는 부족한 사람이죠? 오늘 소개해 드릴 이분도 특별한 이라는 그 수식어 앞에 '가슴으로 낳은 아이들을 키우는'이라는 말이 더 붙으면 좋을 듯한데요. 주인공은 경남가정위탁지원센터에서 아동들을 돌보는 위탁모 방영숙 씨에요.

DJ : , 내 아이 키우기도 쉽지 않은 세상. '가슴으로 낳은 아이들'이라는 말이 참 와 닿는데요. 그 속에 담긴 이야기도 궁금한데요?

: , 영숙 씨는 지금까지 아동 3명을 돌봤다는데요, 처음 돌보게 된 아동은 부모 곁으로 돌아갔고, 지금은 예쁜 두 딸을 키우고 있다고 해요. 이 중 한 아이 엄마는 교도소에 있던 중 자신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았고, 18개월까지 그곳에서 아이를 키웠다고 해요. 아이는 이후 외할머니댁, 위탁보호 가정으로 보내졌지만 돌보기가 여의치 않았다고 해요. 이에 지난 2012년 먼 길을 돌아 영숙 씨 품으로 왔다고 해요. 영숙 씨는 "사회복지사를 엄마와 자신을 떼어놓는 사람으로 인식했던 아이가 복지사만 보면 울고 도망을 갔다. 분리불안증이 심했기 때문에 2년 정도 매일 같이 잤다"고 회상했는데요, 영숙 씨의 지극정성으로 아이는 그 불안증을 이겨낼 수 있었고요.

DJ : 아이에게도 참 힘들었을 그 시간. 우리 영숙 씨 덕분에 더 밝고 씩씩하게 자랄 수 있게 되지 않았나, 참 고마운 마음이 앞서네요.

: , 영숙 씨 노력은 여기에 비단 여기에만 그치지 않았는데요, 자신과 떨어지기 싫어해, 어린이집 가기를 꺼렸던 아이를 위해 어린이집 교사로 들어가기도 했다고 해요. 올해 6월부터는 다른 아이도 함께 키우게 됐는데요, 동갑내기인 둘은 함께 어린이집에 다니며 자매처럼 지낸다고 하니. 참 다행이죠?

DJ : 영숙 씨 품에서 정말 따뜻하게 자라고 있을 우리 아이들. 앞으로 행복한 일들만 가득했으면 좋겠네요.

: , 영숙 씨도 두 아이가 사랑받는 사람으로 크길 바랐다고 했는데요, 항상 인성을 먼저 강조한다고 하니, 사랑을 듬뿍 주고받는! 우리 아이들의 창창한 미래, 우리 경사세도 응원하겠습니다.

DJ : 마라톤부터 특별한 엄마까지 살펴본 오늘의 경사세. 한마디로 정리해 주신다면요?

: , 오늘도 역시 노래도 대신하겠습니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을 생각하며 이곳 청할게요. 양희은의 '엄마가 딸에게'.

DJ : 오늘 소식도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본 글은 라디오 방송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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