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는 맛있는 이야기.

우리네 밥상을 더욱 풍족하게 만들어주는, 산과 바다, 들판의 보물들. 모든 음식의 기본이 되는 '원재료'를 찾아서-



다시 읽는 맛 - (13) 하동 재첩


DJ : 우리 정오의 희망곡 식구들은 어떤 음식으로 숙취를 없애시나요? 시원한 음료? 아니면 뜨끈뜨끈한 국물? 햄버거로 숙취를 해결한다고도 하는 분도 계시던데요, 이분은 어렸을 때부터 '숙취 해소'에는 또 이것만 한 게 없다고 배웠답니다. 목요일을 사랑한다는 분 이서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네 안녕하세요.

DJ : 오늘 시작부터! 술 얘기를 했잖아요. 숙취 해소법도 막 나오고. 본격적인 음식 이야기에 앞서 우리 이창언 기자는 뭐로 해소를 하시나요.

: 저는 뭐. 원래 술을 썩 좋아하진 않지만. 혹시나 과음하는 날이 있을 때면. 다음 날 먹는 라면이 그렇게 좋더라고요

DJ : 맛있는 먹거리를 소개해주시는 분이 또 막상 즉석 음식을 좋아하는 게 참 아이러니하네요. 그나저나! 아까 어렸을 때부터 오늘 소개할 음식에 대해 들어왔다 하셨는데 우리 이서 님과 어떤 연관이 있나요.

: , 이 음식 주 생산지가 지난번 녹차를 통해 한 번 소개했던 하동이거든요. 그래서 나름대로 이름 붙여봤습니다. 고향사랑 특집 제2. 어렸을 적부터 저희 아버지를 포함하며 동네 어르신들이 이 음식을 마치 차처럼! 자주자주 드시는 모습을 자주 봤거든요. 술 먹고 난 다음 날은 물론이고 뭔가 기력이 약해졌을 때도요. 이 음식! 오늘도 역시나 우리 작가님이 시식을 통해 청취자분들 오감을 자극하며 힌트를 줘야겠죠? 작가님~

: 제가 한 번 먹어보겠습니다~

DJ : 아 사실 아까부터 이 음식을 끓이는 향이 정말 좋았거든요. 우리 청취자분들 눈치 채셨나요? 그렇죠. 하동 하면 섬진강, 섬진강 하면 역시 이 음식이죠. 오늘 맛있는 경남은 섬진강 재첩 편으로 준비해 봤습니다. , 오늘 이 재첩 직접 하동에서 들고 오셨다면서요?

: , 오늘 아침에 공수해 온 싱싱한 재첩이거든요. 사실 아침밥으로도 이 재첩국에 밥 한 그릇 뚝딱 말아먹고 왔어요.


속이 확 풀리는 재첩국.


DJ : 어쩐지 오늘 왠지 속이 든든해 보이더라고요. 이렇게 좋은 재첩. 우리가 또 잠깐 공부해 봐야겠죠? 먼저 하동 재첩 역사를 설명해 주신다면요.

: , 하동 사람들은 '재첩국 사이소~'를 외치던 아낙네들을 통해 재첩 역사를 말하기도 하는데요, 1950년대 그 어머니들께서 하나 둘 나오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져요. 이후 1960년대 식당으로 나와 팔리기 시작했고요. 사실 1980년대 중반까지는 섬진강보다 낙동강 재첩 이름값이 높았다고 해요. 하지만 1987년 하굿둑이 들어서면서 낙동강 재첩은 그 자취를 감췄죠. 그 때문에 섬진강 재첩은 1990년대 그 명성을 확고히 했죠. 재첩은 물 맑은 곳만 찾거든요. 오늘날 대량 채취가 가능한 곳은 섬진강이 유일한데, 섬진강은 모래톱이 많아 자연정화가 잘 된다고 해요. 또 바닷물이 적절히 섞여 재첩 서식이 도움을 준다 하네요.

DJ : 역시 깨끗한 물이 있었기에 오늘날 하동 재첩이 탄생할 수 있었군요. 근데 이 재첩, 긴 역사만큼 아픔도 많았다고 해요?

: 맞아요. 30~40년 전과 현재 비교하면 재첩 양이 많이 줄었거든요. 주암댐·섬진강댐이 들어서면서 하류 쪽으로 내려가는 물이 적어졌기 때문이죠. 그러다 보니 바닷물이 더 올라와 염도가 높아져 재첩 서식 환경이 나빠졌고요. 여기에 1970년대 후반에는 섬진강 모래를 퍼다 날라 토목공사에 사용하거나 일본으로 수출하기도 했다고 해요. 이 때문에 하구 바닥이 낮아져 역시 바다 짠물이 밀려오면서 재첩 서식지도 상류로 많이 올라갔고요.

DJ : 참 우여곡절이 많았군요. 그런데도 여전히 이 재첩을 고집할 수밖에 없는 이유, 뛰어난 맛도 맛이겠지만 어민들 수입에 큰 도움이 된다면서요?

: , 10년 전보다 재첩을 채취하는 사람들 3배 가까이 늘어나기도 했는데요, 하루 8시간 작업해 30kg 정도 잡으면 수입이 10만 원이 훌쩍 넘는다고 해요. 이 때문에 부부가 함께 부지런을 떨면 허름한 집을 새로 지을 수 있다는 말도 생겨났죠.

DJ : 그렇군요. 하지만 이 재첩잡이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라면서요?

: 그렇죠. 재첩 채취는 4~6월과 9~11월이 절정이거든요. 이 시기, 어민들은 오전 5~6시에 나가 오후 늦게까지 작업하는 경우가 많죠. 재첩잡이는 거랭이라 불리는 도구를 주로 이용하는데 채취하는 내내 구부린 자세에다가 큰 무게를 감당해야 하니 허리 성할 리 없다고 해요. 물웃을 입기는 하지만 차가운 기운도 그대로 느껴야 하고요.

DJ : 재첩이 맛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또 있었네요. 이제 음식 이야기 좀 해볼까요? 흔히 재첩 하면 재첩국으로 많이 먹는데 재첩무침과 재첩전도 인기라면서요?

: , 국 외에도 재첩은 여러 음식으로 먹는데요, 물기를 쏙 뺀 재첩살과 잘게 썬 사과, , 당근, 오이, 양배추를 버무리고 초고추장으로 간을 보탠 무침은 담백하면서 고소한 맛이 일품이에요. 여기에 배즙도 살짝 섞어서 달달한 맛도 나고요. 재첩전은 부추와 고추, 재첩으로 반죽해 얇게 구은 전으로 재첩국과 함께 먹으면 서로 돋우는 맛이 좋죠.

DJ : 듣기만 들어도 막 군침이 도네요. 또 재첩국 같은 경우 정말 궁합이 잘 맞는 다른 재로도 있다면서요?

: , 재첩 효능과도 연관이 있는데 미네랄 등 각종 무기질이 풍부해 장을 편안하게 하고 혈당을 내려주거든요, 대신 이 비타민 A가 조금 부족한데, 부추가 이를 잘 보충해준다고 해요. 감칠맛도 더 살아나고요. 또 입맛에 따라 땡초나 애호박을 잘게 썰어 넣어 먹기도 하고요. 여기서, 재첩국은 식으면 비린 향이 좀 강해지거든요? 이왕이면 따뜻할 때 드시는 것을 권합니다.'


맑고 뽀얀 국물과 탱탱한 살, 재첩은 섬진강 그 자체다.


DJ : 뜨끈뜨끈하게 먹되 부추를 넣어 먹어라! 꼭 기억할게요. 근데 우리가 재첩을 먹을 때 이거 혹시 중국산 아닐까 하고 걱정하기도 하잖아요. 구분할 수 있을까요?

: 사실 하동 재첩이 안은 고민이기도 해요. 암암리에 속여 파는 이들이 적발되는 일도 있었으니까요. 이 때문에 하동군은 하동재첩특화마을을 조성해 원산지 신뢰를 높이는 데 특히 신경을 쓰고 있어요. 그래도 기초 구분법을 알아보면요, 하동산과 중국산은 일단 크기부터 달라요. 하동산은 주로 12~20mm 정도로 자란 것만 채취를 하는데 중국산은 이보다 훨씬 크죠. 또 하동 재첩은 청자와 같은 고운 빛깔을 낸다고 하네요.

DJ : 저도 우려낸 국물 맛, 그 깊이에서도 차이가 난다고 들었거든요. 앞으로는 크기와 색깔도 유심히 보도록 할게요. 마지막으로 이서 님이 생각하는 하동 재첩이란?

: 맛있는 이야기에서 소개한 하동 특산물은 녹차와 재첩이 다거든요. 뭔가 아쉬운 마음을 담아 준비해봤어요. 두 시간 넘게 푹 끓여 낸 맑고 뽀얀 국물과 탱탱한 살, 바로 섬진강 그 자체입니다.

DJ : 감사합니다. 오늘 소식도 잘 들었어요.




※본 글은 라디오 방송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다시 읽는 맛있는 이야기.

우리네 밥상을 더욱 풍족하게 만들어주는, 산과 바다, 들판의 보물들. 모든 음식의 기본이 되는 '원재료'를 찾아서-



다시 읽는 맛 - (12) 함안 의령 수박


DJ : ''이라는 말이 있죠? 사전적으로는 둘 또는 그 이상이 서로 어울려 한 벌이나 한 쌍을 이루는 것을 말하는데요, 우리 일상에서도 이처럼 서로 어울려 마치 한 쌍처럼 여겨지는 거들이 많죠? 당장 라면엔 김치, 삼겹살엔 소주, 동지엔 팥죽 등등이 떠오르는데요맛있는 먹을거리를 찾아다니는 이분은 '여름'에 맞는 짝으로 이 음식을 뽑았다고 하네요. 매주 목요일 맛있는 음식 세계로 우리는 안내하는 분, 이서 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 안녕하세요.

DJ : 오늘은 정말! 두 손이 무겁게! 뭔가를 들고 왔잖아요. 저도 딱 보자마자 여름이 떠오르는데요. 본격적인 소개에 앞서 역시 우리 작가님이 먹어보나요?

: 이제는 빠질 수 없는! 뭔가 코너 속의 코너 같은 느낌! 우리 지 작가님의 제가 한 번 먹어보겠습니다를 역시 진행해야겠죠? 근데 뭐. 사실 이미 많은 분이 눈치 채셨을 거라 보고. 오늘은 우리 작가님이 얼마나 청취자분들 식욕을 북돋을 수 있는지! 이게 또 판매량하고 연결될 수도 있으니까요. 소리에 더 집중해서 보도록 할게요. 작가님~

: ~


여름 대표 과일 수박.


DJ : 그렇죠! 여름 하면 바로 이 과일! 오늘 맛있는 이야기는 수박 편으로 준비했습니다. 근데 우리도 방송하기 전에 살짝 맛을 봤잖아요. 어떤가요. 이서 님은?

: 단 거야 말할 필요도 없고. 아삭아삭 거리는 식감이 특히 기억에 남더라고요.

DJ : 맞죠! 오늘 들고 온 수박이 함안산이라면서요? 오늘 맛있는 이야기는 수박 중에서도 함안 수박에 대해 이야기하나요?

: , 하지만! 저희가 여태까지 한 음식당 한 고장을 중심으로 소개했잖아요. 오늘은 조금 다릅니다. 수박하면 물론 함안도 유명하지만 토요애라는 브랜드로 이름난 의령도 빼놓을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함안 의령 수박으로 묶어서 이야기해볼까 해요.

DJ : 역시 의령도 빼놓을 수 없죠. 여기에! 남강을 끼고 있다는 점도 이 두 지역이 수박으로 묶이는 이유라면서요?

: 맞아요. 자연스럽게 이 함안과 의령에서 수박이 특산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이유와도 연결되는데요, 함안군 군북·법수·대산면과 의령 용덕·정곡·지정면은 남강을 끼고 서로 마주한 동네로 수박 주산지거든요. 이 지역은 모래 성분이 많은 땅 덕분에 배수가 잘 돼 수박 농사짓기 좋은 토양이라고 하네요. 함안과 의령에서 수박 농사가 처음 도입된 건 1970년대, 지금처럼 하우스 재배가 자리 잡은 건 1980년대라고 하는데요, 늙은 잎을 잘라 넝쿨이 자연스럽게 형성되게 하고, 첫 가지·곁가지를 제거하고 벌을 통해 수정하고. 이런 세심한 재배기술이 하나하나 축적되고 공유되면서 오늘날까지 이르렀다고 하네요.


남강 물과 배수가 잘 되는 토양 등은 오늘날 함안 의령 수박을 있게 한 원동력이다. 사진은 수박 듬뿍 담긴 화채!


DJ : 역시 어떤 특산물이든 환경 외에 사람들의 정성이 또 받쳐줘야 하는군요. 하지만 또! 각 지역 수박만이 내세우는 자랑거리도 있다면서요?

: . 전국 하우스 수박 면적의 14%가량을 차지하는 함안 수박은 1999년 함안군 수박연구회가 만들어지는가 하면 2008년 지리적 표시제에 등록하면서 그 유명세를 더 떨치고 있죠. 겨울 수박 전국 생산량 가운데 30% 가까이 차지하는 의령 수박은 군 농산물 브랜드가 있어 유통 걱정 없이 질 좋은 상품에 전념하고 있다네요. 여기에 의령에서는 슈퍼 수박으로 이름난 농민도 계시거든요? 이분이 한 통 무게만 70kg대에 이르는 수박을 만들어 국내 기록을 안고 있다고 하네요.

DJ : 한 통에 70kg면 일주일 내내 수박만 먹어도 되겠네요. 그러고 보니 두 지역 모두 수박 축제를 열기도 하잖아요? 서로 싸우거나 하진 않겠죠?

: 네 올해도 역시 두 지역 모두 나란히 4월에 축제를 열었는데요, 함안·의령 분들은 굳이 제 지역 것을 더 드러내려거나 남의 것을 깎아내리지 않고 오로지 수박 그 자체를 즐긴다고 하네요.

DJ : 뛰어난 맛만큼 두 지역 분들의 훈훈한 마음도 엿볼 수 있네요. 이제 음식 이야기 좀 해볼까요? 맛있는 이야기에서 말하기로는 수박에도 유행이 있다고 해요?

: , 10여 년 전까지는 원통 계통이 대세였는데 지금은 달걀형이 주를 이룬다고 해요. 또 겉 노란 수박, 속 노란 망고 수박 같은 것이 나오기도 했고. 2007년 함안에서는 씨 없는 수박을 첫 상품화 하기도 했다네요. 물론 이러한 수박들이 일반 수박보다 맛이 더하거나 덜하진 않고. 희귀성에 초점이 맞혀 있다 보니 kg1000~2000원 더 받기도 하고요.

DJ : 노란 망고 수박, 한번 먹고 싶네요. 그리고 보면 수박 먹을 때 우리가 늘 고민하는 게 또 있잖아요. 수박 씨를 삼킬 것인가 뱉을 것인가, 껍질은 어디까지 먹어야 하는가.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 물론 정답은 정해져 있지 않아요. 하지만 수박 씨와 껍질이 몸에는 좋다는 거! 알아줬으면 해요. 씨를 꼭 씹어먹으면 콜레스테롤을 낮춰져 심장 질환에 좋다고 하네요. 껍질 같은 경우 깨끗하게 발라내 시원하게 무쳐 먹으면 여름철 밥반찬으로도 이용할 수가 있다고 해요. 게다가 껍질은 천연 정력제!로 이름이 나 있다고 하니 기회가 되면 꼭 먹어보는 게 좋을 듯합니다. 물론 저는!! 수박의 빨간 부분이 최대한 없어질 때까지! 먹곤 합니다.

DJ : 어쩐지 아까도 당장에라도 다 씹어 먹을 것처럼 수박을 드시더라고요. 근데 이 좋은 수박이 또 재배하기까지. 정말 만만치 않다고 해요?

: . 당장 여름 수박 철에는 주로 새벽에 작업을 한다고 해요. 하우스 온도가 40도 이상 되는 낮 대신 조금이라도 시원한 시간을 찾은 이유도 있고 기온이 서늘할 때 수확하면 당도가 높게 유지된다고 하네요. 또 새벽에 수확해야지 그날 대도시로 보낼 수 있기도 하고요. 함안·의령에서는 1년에 수박 수확을 2~3차례 하거든요? 겨울에 한 번 하고 나서 4~6월에 한 번 하죠. 이후 가을에 또 하는 곳도 있고요. 4~6월 수확 이후에는 하우스를 철거한 후 모내기를 하는데 땅 연작장애를 막기 위해서라고 해요. 철거하지 않는 곳에서는 땅에 물을 넣어서 병해충을 익사시키는 물 소독이라는 것을 한다고도 하네요.


수박 씨와 껍질, 몸에는 좋다! 먹어보기 도전?


DJ : 1년 내내 정말 쉴 틈 없이 가꿔야 하네요. 그럼 이렇게 귀하게 키운 수박, 잘 고르는 요령이 있다면요?

: 많은 분이 이미 실천하고 계시는 두드려 보기, 맑은소리가 나야 좋은 거고요. 살짝 함몰된 배꼽과 몸통으로 갈수록 털이 없는 줄기, 녹색 바탕과 검은 띠 색이 짙고 선명하면 좋다고 하네요.

DJ : , 끝으로 이서 님이 생각하는 함안·의령 수박은?

: 오늘은 오히려 우리 청취자분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형식으로 할게요. 수박 없었다면 무슨 맛으로 여름 났을까?

DJ : 네 오늘 소식도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본 글은 라디오 방송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다시 읽는 맛있는 이야기.

우리네 밥상을 더욱 풍족하게 만들어주는, 산과 바다, 들판의 보물들. 모든 음식의 기본이 되는 '원재료'를 찾아서-



다시 읽는 맛 - (11) 진주 딸기


DJ : 우리 청취자분들은 '빨간색' 하면 뭐가 제일 먼저 떠오르시나요? 요즘 같은 날씨엔 정말 얄미운 붉은 태양? 아니면 금방이라도 사랑에 빠지게 할 것 같은 붉은 립스틱? 여러 가지 생각이 나는데요. 매주 맛있는 먹을거리를 찾아다니는 이분은 '빨간색' 하면 이 음식이 먼저 떠오른다고 하네요. 이서 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네 안녕하세요.

DJ : 빨간색으로 오늘 맛있는 경남 문을 열어 봤는데 오늘 들고 오신 이 과일 보니 딱 실감이 나네요.

: 그렇죠. 아마 많은 분이 사과나 수박을 생각하실 듯한데. 사과는 저희가 거창 편에서 이미 소개를 했고. 오늘은 수박일까요? 우리 작가님께서 일단 역시나! 먹방을 통해 살짝 힌트를 주는 걸로~ 작가님


새빨간 딸기.


: 냠냠

DJ : 소리는 수박과도 비슷한데요? 하지만! 오늘 주인공은 수박이 아닙니다. 오늘 맛있는 경남은 딸기로 준비해 봤어요. 근데 이 기자님, 오늘 들고온 딸기가 또 '진주' 딸기라면서요?

: , 사실 경남에서는 하동, 거창, 양산, 산청, 합천, 밀양 등 딸기를 특산물로 내세울 만한 고장이 많은데요, 그럼에도! 진주를 뽑은 이유는! 진주 딸기가 올해 싱가포르는 물론 베트남에도 수출하는 등! 잘 나가거든요. 여기에 딸기가 5월이 거의 끝물이다 보니 뭔가 아쉬운 마음에!

DJ : 역시 경남 먹을거리 홍보 대사를 꿈꾸는 우리 이 기자님! 기회를 살릴 줄 아네요. 오늘 진주 딸기 홍보를 아주 팍팍! 그럼 먼저 또 우리가 그냥 지나칠 순 없죠. 진주에서 딸기가 잘 자라게 된 배경 뭔가요.

: 사실 많은 분이 진주 딸기보단 진주 수곡 딸기, 대평 딸기가 익숙하실 텐데요. 진주에서는 수곡면 대평면이 딸기 주 생산지역이기 때문이죠. 딸기는 물 영향을 많이 받는데 수곡면·대평면 지역은 암반굴착으로 깨끗한 물을 얻을 수 있다고 해요. 여기에 넉넉한 일조량이 있어 당도를 높여주고요. 진주에서는 1970년대 말부터 딸기를 본격적으로 재배하기 시작했는데요, ·보리에 비해 딸기가 수익성이 높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점차 퍼졌다고 해요. 2014년에는 특허청의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으로 등록되면서 그 명성을 더욱 굳혔죠. 특히! 한때 국내 딸기 대부분은 일본 품종을 썼거든요? 그러다가 '매향', '설향'이라는 국산 품종이 개발되면서 진주뿐 아니라 전국 농민 시름을 덜기도 했죠.


진주 딸기의 재료는 좋은 물과 햇빛이다.(사진과는 무관)


DJ : 그렇군요. 좋은 물과 햇빛이 오늘날의 딸기를 만든 셈이네요. 근데 저는 딸기 제철을 '겨울'로 알고 있거든요? 맞나요. 이게?

: 농사 방법에 따라 변했다고 보는 게 맞는데요. 20~30년 전 대부분 노지 딸이던 시절에는 봄에나 그 맛을 볼 수 있었죠. 근데 하우스로 넘어가면서 제철이 겨울로 바뀐 셈이죠. 진주에서도 하우스 겨울 딸기 재배가 대부분을 차지하거든요? 저희가 취재를 갔을 때도 겨울이었는데 하우스 앞 온도계는 영하 2.2도를 가리키는데 안은 영상 20도 전후를 유지하더라고요.

DJ : 설날 전후 딸기가 가장 맛있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군요. 하지만 이 맛있는 딸기, 재배부터 수확과정까지 정말 손이 많이 간다면서요?

: , 딸기농사가 농사꾼들 사이에서도 힘든 일로 통한다고 해요. 90% 이상이 수분인 딸기는 자칫 상하기 쉬워서 여간 신경 써서 다루어야 하거든요. 또 좁은 고랑 사이로 딸기 수확용 수레를 발로 밀고 가는 것부터가 보통 일이 아닌데, 여기에 또 쪼그리고 앉아서 딸기를 따야 하잖아요. '허리가 끊어질 것 같다'는 어르신들 말을 흘려 들을 수가 없더라고요여기에 딸기는 14개월 농사라 불리기도 하거든요? 3~4월에 모종을 심고 이를 9월에 재배하우스에 옮긴 다음 한 달 후 검은 비닐을 씌우고 꽃이 피면 이듬해 5월까지 출하하죠. 그다음에는 손에 물이 들 정도로 또 선별·포장을 해야 하고요. 부지런한 농가는 또 5월이 넘어서도 잼용 딸기를 출하한다고 하는 데 이게 들이는 품에 비해선 벌이는 썩 좋지 않다고 하네요.

DJ : 역시 우리가 정말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네요. 이제 음식 이야기 좀 해 볼까요? 저도 가끔 헷갈리는데 딸기를 설탕에 찍어 먹기도 하잖아요? 괜찮나요?

: 예전에는 당도가 낮아서 설탕에 찍어 먹기도 했는데, 비타민 B 성분이 파괴되기 때문에 바람직하진 않죠. 혹 단맛의 유혹을 못 버린다면 생크림에 찍어 먹거나 믹서에 갈 때 꿀을 조금 넣으면 좋다고 하네요.

DJ : 오늘 또 좋은 상식 하나 배워가네요. 그전에! 잘 먹으려면 잘 골라야 하잖아요! 좋은 딸기를 고르는 방법, 어떤 게 있을까요?

: 모든 과일이 그렇듯 딸기도 꼭지가 파릇파릇하고 싱싱한 것을 골라야 해요. 또 마트나 시장에서 구입하실 때에는 포장용기 겉 말고 속도 유심히 살피시길 바라요. 겉은 윤기가 나는데 속은 뭉개진 경우가 있으니까요. 딸기 표면의 씨 같은 경우는 육질에 싸여 속으로 들어간 것이 좋다고 하네요.

DJ : 저도 장을 볼 때! 꼭 유의하도록 할게요. 근데 이 딸기가 그냥 먹는 것도 좋지만 디저트 음식과도 참 잘 어울리잖아요? 딸기를 활용한 디저트 하나만 소개해 주신다면요?


샐러드, 드래싱, 잼 등으로 즐길 수 있는 딸기.


: 맞아요. 특히 빵과 참 잘 어울리는 딸기인데, 이건 또 집에 오븐이 있어야 만들 수 있으니. 잠시 제쳐놓고요. 가장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게 딸기샐러드가 아닐까 해요. 딸기와 어린잎채소를 섞어 먹는 건데 드래싱이 특히 중요하잖아요. 이 드래싱 같은 경우 믹서기에 간 딸기 한 숟갈에 레몬즙, , 소금, 올리브유 등이 들어가는데! 좀 맛이 안 산다 싶으면 그 떠먹는 딸기요구르트를 한 세 숟갈 정도 넣어주면 좋다고 하네요.

DJ : 뭔가 약간 꼼수 같기도 하고요? 저도 한 번 시도해 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서 님이 생각하는 진주 딸기란?

: 오늘은 취재 당시 인터뷰했던 어르신 말을 그대로 전달할까 해요. "농사란 곧 사람이에요. 자기가 못 먹는 것을 지으면 안 되죠. 손자 손녀에게도 마음 놓고 먹일 수 있는 것. 그게 바로 진주 딸기입니다"

DJ : 네 오늘도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본 글은 라디오 방송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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