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면 맛집을 찾으니
옛날집이라는 곳 후기가 많았다.
인터넷에 주소가 두개가 등록되어 있었는데 모르고
하나를 찍어갔더니 옛날집의 옛 주소였다.
이전한 위치와 다행히 가까워서 금방 찾아갔다.

 

옛날집 주소: 경남 창원시 의창구 북면 천주로 1170번길 17-10
신촌리 1461-3(지번)
옛날집 전화번호: 055-292-7879

주차공간 앞에 잘 갖춰져 있음.


북면 온천단지에 있었다.
북면 황토방온천 1층에 있어서
온천욕 하고 오는 손님들이 많을 것 같았다.
옛날집 메뉴판,

 

보쌈을 먹으려고 갔는데 점심메뉴가 가능한 시간이어서
보쌈 소자, 그리고 연탄석쇠불고기가 함께 나오는

된장찌개2+김치찌개2를 주문했다.(5명이서)

보쌈이 정말 맛있었다. 부드럽고 냄새도 안나고,

같이 나온 꼬드득한 무말랭이무침과 김치도 맛있었다.

 

 

김치찌개, 된장찌개는 솔직히 실망했다. 파는 찌개 같지 않게 밍밍

함께 나온 연탄석쇠불고기 밑에 소스가 깔려있어서 비벼서 함께 먹으니

간이 맞는 듯 했지만, 그래도 아쉬운 맛이었다. 불고기는 맛있었다.

주관적 평이지만, 보쌈이나 불고기에 냉면을 추가해 드시는 걸 추천!

 

 

 

 

만두 먹을 준비.
만두 생각나서 여기까지 왔다.​

​김해전통시장 근처에 있는 만두집이다.
가게는 작지만 만두가 아주 맛있어서
이미 많이 알려진 집이다.
30년이 넘었다고 한다.


김해 만리향 메뉴판
만두 가격은 저렴하다.
찐만두 4500원 군만두 4500원 물만두 4500원
왕만두 5000원 만둣국 5500원.
탕수육도 파는데 다음에 먹어봐야겠다.


군만두를 제일 좋아한다.
바삭하고 육즙이 많은데
많이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먹다가 찐만두 먹으면 또 찐만두도 너무 맛있다.
보슬보슬한 만두피가 부드럽고
고기도 잡내없이 깔끔하다.
만두 먹고나면 속이 더부룩한 경우가 많은데
만리향 만두는 그런 적이 없었다.
만리향 만두 추천!

만리향 주소: 경남 김해시 분성로335번길 2복사
동상동 992-11(지번)
주차는 바로 앞에는 못한다.
조금 떨어진 곳에 유료주차장이 있으니
마음 편히 거기 하면 된다.

차돌박이 떡볶이가 맛있다는 말을 들었다.
사실 차돌박이는 아무거나 함께 먹어도 맛있다.
청년다방 뉴코아창원점

청년다방 메뉴판
따로 먹으려다가 감자튀김이랑 에이드랑 세트로
많이들 먹는다고 다른 블로그에서 봐서
차돌박이떡볶이+감자튀김+레몬에이드
이렇게 주문 했다.
차돌박이떡볶이 중자 단품은 14,500원​

음료 모자라면 추가로 주문할까 싶었는데
엄청 큰 사이즈가 나와서 주문안해도 넉넉했다.​


떡볶이가 나왔다.
떡이 아주 길었다. 파채를 가득 올렸고
라면이 기본 반개 들어가 있다.
라면 추가하려면 중간에는 추가가 안되니
처음에 추가해야 한다고 하셨다.
맛은 내가 좋아하는 달큰한 양념맛
맛있게 먹었다.​

중간에 약간 부족한 듯해서 튀김을 추가했는데
너무 배불렀다. 야채튀김, 고추튀김, 김말이튀김.
주문받으면 튀기시는지
조금 시간이 걸렸지만 맛은 좋다.
특히 야채튀김이 양념국물과 잘어울렸다.

청년다방 뉴코아창원점 주소:
경남 창원시 의창구 창원대로397번길 6 5층 식당가
팔용동 30-1(지번주소)
전화번호: 055-270-3002
영업시간: 11:00~22:00 (매일)

​오랜만에 찾은 마음에 드는 고깃집

고기 맛있고 반찬도 아주 깔끔하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메트로시티2차 상가(2층) 안에 있다.

파리바게트와 뚜레주르 사이로 들어가면 바로 오른쪽에 상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올라가 2층으로 나오면 바로 건너편에 서가네가 보인다.

바로 앞에 고깃집이 또 있는데 거기 말고 좀 더 안쪽으로,

 

 

​주로 생삼겹살을 먹는데 130g에 8,000원

 

셋이서 가면 4~5인분(고기 많이 먹는 편)에 된장이나 냉면으로 마무리한다.

오겹살도 쫄깃하고 맛있었다.

 

 

도톰한 삼겹살

덜 바쁘실 때는 구워주시기도 한다.

크기가 적당하고 굽기 쉬워서 안 구워주셔도 괜찮을 듯

 

멜젓소스(큰 멸치를 염장하여 담근 멸치젓갈로 만든 소스)가 나와서 좋다.

쌈장 거의 안 먹고 이걸로만 먹는다.

 

 

​조금 먹다 찍었지만 정갈하고 맛있는 반찬

쌈채소나 반찬 등은 리필코너가 있다.

 

 

​굽기에도 먹기에도 적당한 크기

 

 

돼지껍데기도 주문해보았는데 (5,000원) 부드럽고 맛있었다. 강황(카레)가루 주시지만 멜젓에 찍어먹는 게 더 맛있었다.

 

서가네 주소: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222-3

서가네 전화번호: 055-256-3392

다시 읽는 맛있는 이야기.

우리네 밥상을 더욱 풍족하게 만들어주는, 산과 바다, 들판의 보물들. 모든 음식의 기본이 되는 '원재료'를 찾아서-



다시 읽는 맛 - (22) 지리산 물


DJ : 우리 정오의 희망곡 청취자분들은 '정리'하면 어떤 게 가장 먼저 생각나시나요? 어지러운 책상, 집 정리? 아니면 누군가를 향한 마음 정리? 어떤 때, 어떤 이유로 쓰든 '정리'라는 말이 주는 분위기. 뭔가 쓸쓸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죠매주 목요일 맛있는 이야기로 우리를 안내해줬던 이분도! 오늘 무언가를 정리하려 한다 합니다. 이서 님 모셨어요. 안녕하세요.

: , 안녕하세요.

DJ : 정리라는 말로 문 열어본 오늘, 벌써 느낌이 팍 오는데요, 오늘 드디어 그날인가요?

: 같은 생각하고 있는 거 맞겠죠? 맞아요. 통영 멍게로 문을 열어 지난주 물메기와 남해 털게까지 이어온 맛있는 경남. 오늘 드디어! 그 마지막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DJ : 이걸 이렇게 기쁘게 말하다니. 섭섭한데요? 뭔가 다른 이유 있는 거 아니에요? 아무튼! 맛있는 경남! 깔끔하게 정리하는 게 또! 우리 이서 님이나 청취자분들에게 좋은 일일 수도 있으니! 오늘, 맛있는 이야기 대미를 장식할, 모든 것을 딱 정리해 줄 음식재료. 어떤 건가요?

: 사실 지금껏 거의 매회 빠지지 않고 언급한 게 바로 이 음식재료거든요? 오늘 준비한 음식도 이 음식재료 중요성이 90% 이상 차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어떤 음식일지, 또 그 속에서 무엇이 그리 중요한지, 우리 작가님이 살짝 힌트를 주는 걸로~ 작가님~

작가 : 오늘은 제가 한 번! 아니 마지막으로 먹어보겠습니다.

DJ : 이서 님, 오늘의 주인공 어떤 건가요?

: , 엄밀히 말하면 음식재료라는 표현보다는, 모든 맛의 근원, 어머니 정도라 말하는 게 더 맞을 듯해요. 맛있는 경남의 마지막을 채울 이 재료. 바로 지리산 물입니다.

DJ : 모든 맛의 근원이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듯하네요. 돌이켜보면 정말 매회 물 이야기는 빼놓지 않고 한 것 같아요?


모든 맛의 근원인 물. 물은 생명입니다~~


: 그렇죠? 함양에서 흑돼지에 대해 알아볼 때였는데요. 흑돼지 사골로 국물을 냈다는 국밥집에서 밥을 먹고 나오면서 주인에게 사골 육수는 어떻게 내는지 물었죠. 그랬더니 주인분께서 딱 잘라 말씀하시더라고요. '물이 제일 중요하다. 여기선 반드시 함양 물만 쓴다'고 하셨죠. 하동 재첩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섬진강에 발을 담갔을 때, 그 맑은 물에서 보석처럼 올라오는 재첩을 보면 이 물이 진짜 보배구나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더라고요.

DJ : 저도 몇 가지 기억나요. , 진주 수곡면·대평면 딸기 이야기를 하면서 '딸기는 물 영향을 특히 많이 받는다'고 언급했었잖아요.

: 맞아요. 그 지역 주민들께서도 암박굴착으로 깨끗한 지하수를 공급하고 있다, 물 좋은 고장이다는 자부심이 대단하셨죠함양·의령 수박도 물 활용이 중요한 먹을거리였는데요, 수박 단맛을 좌우하는 게 바로 물이라 해요. 수확 철 땅속에 물이 얼마나 있는가에 따라 당도가 달라지는 셈인데, 좋은 지리산 물이 그를 충족해 주고 있다 하더라고요.

DJ : 정말 경남의 먹을거리는 물이 만든 셈이네요. 이제 좀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지리산 물이 맛있는 경남의 근원이 된 이유,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 , 기본적으로 지리산은 물이 풍부해요. 지리산 물은 남동쪽 저기압 통과가 잦아 남해에서 오는 고온다습한 바람이 남동사면에 부딪힐 때 비가 많이 내리거든요? 연평균 강수량은 1200~1,600mm에 이르는데, 이는 경남 강수량보다 200mm 정도 더 많은 편이라 해요비나 눈이 오지 않아도 연중 대부분 짙게 끌리는 구름은 상시로 지리산에 물을 내리거든요? 기온 차에서 생기는 이슬 또한 오롯이 산으로 스며 깨끗한 계곡물을 만들죠지리산 풍은 풍부한 산소와 낮은 온도, 암반을 타고 내리는 미네랄 성분이 풍부해 좋은 물의 조건을 두루 갖췄죠. 지리산 물은 산에서부터 약이 된다는 말도 있는데요, 지리산 물을 머금은 고로쇠 수액은 미네랄이 풍부해 신경통 위장병 성인병 등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졌죠.


지리산의 봄. 지리산은 경남 모든 맛의 시작이다.


DJ : 풍부한 양과 산소, 적절한 온도까지. 깨끗한 물 좋은 물을 주는 이유 역시 따로 있었네요. 우리 맛있는 경남에서는 소개하지 않았지만 이 좋은 물을 활용한 음식, 더 있다면서요?

: . 우선 함양 전통막걸리를 들 수 있겠는데요, 저희가 취재한 한 곳은 3대가 50년 넘게 술을 빚는 곳이었어요. 그곳 막걸리 병에는 자신 있게 '지리산 청정수 사용'이라는 문구도 적혀 있는데요, 탁하지 않고 유독 맑은 맛에 많은 사람이 입맛을 다신다 하더라고요산청 경호강 민물고기도 빼놓을 수 없어요. 남강으로 이어지는 경호강은 그 말부터 '거울같이 물이 맑다'는 뜻을 품고 있다고 해요. 이곳에서는 얕은 강물에 들어가 낚싯줄을 끌어올리는 풍경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이게 맑은 물 찾아 몰려든 은어와 씨름하는 장면이라 하더라고요.

DJ : 우리 맛있는 이야기에서도 한 번 만나봤었으면 참 좋았을 텐데! 코너가 끝나더라도 꼭 한 번 찾아보고 먹어봐야겠네요. 그나저나 이 좋은 물이 들어간 우리 지역 음식들! 여태껏 쭉 이야기해 오셨는데 이서 님은 어떤 재료가 가장 기억에 남으시나요?

: 저는 일단 남해안 전어가 기억에 남아요. 코너 준비하면서 작가님과 이걸 정말 구워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도 많이 했었고. 마산 어시장에 전어가 딱! 들어오자마자! 나름 제철에 맞춰 준비했었거든요. 그 당시 저는 kg1만 원에 구입했었는데 요즘에는 15000원까지 올랐다 하더라고요. 그래도 그 담백하고 고소한 맛만큼은 더해졌을 테니 올여름 가을 꼭 한 번 드셔보시기 바랄게요. 우리 DJ 님은 어떤 게 떠오르시나요?

DJ : 여러 번 말하기도 했지만 제가 맑은 국물을 참 좋아하거든요. 하동에서 가져오신 재첩, 매생이국으로 먹은 통영 굴, 직접 끓여오셨던 마산 홍합탕이 떠오르네요.

: 맞아요! 이게 다 천왕샘에서 시작해 사천만·남해까지 흐르는 지리산의 자산 아니겠습니까! 그러고 보면 산과 들, 바다까지 두루 갖춘 경남이야말로! 정말 맛있는 고장이 아닌가 하고 다시 생각하게 되네요.


지리산 천왕봉.


DJ : 저도 정말 절실하게 다시 느끼네요. 지리산 물로 정리해 본 맛있는 경남, 마지막 한마디 하기 전에! 미처 하지 못한 말이 있다면요?

: , 항상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에게 방해되지 않으려 최대한 노력했었거든요. 그럼에도, 때때로 시간을 빼앗고 귀찮게 하기도 했죠.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네요.

DJ : 오늘 정말 훈훈하네요! 정말 마지막으로 이서 님이 생각하는 지리산 물이란? 그리고 특별히! 이서 님에게 맛있는 이야기란?

: 먼저 지리산 물은 이렇게 정리해 볼게요. 모든 맛의 근원은 지리산에 스민 한 방울 물이었다. 그리고 좋은 물로 좋은 사람들이 차리는 모든 식탁이야말로 가장 맛있는 맛이다.

DJ :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본 글은 라디오 방송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다시 읽는 맛있는 이야기.

우리네 밥상을 더욱 풍족하게 만들어주는, 산과 바다, 들판의 보물들. 모든 음식의 기본이 되는 '원재료'를 찾아서-



다시 읽는 맛 - (21) 통영 물메기, 남해 털게


DJ : 우리 청취자들은 '실패'와 관련해 어떤 말을 가장 먼저 떠올리시나요? 최SNS에서는 휴대폰 게임을 즐기다가 '실패'라는 단어가 뜨자 오히려 좋아하는 한 아이 사진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지요. 어른들이 '너 실패라는 말이 무슨 뜻인 줄 알고 그렇게 좋아하냐'고 묻자 아이는 이렇게 답했다네요. "실패요? 이건 다시 할 수 있다는 뜻이에요." 매주 맛있는 이야기로 우릴 초대하는 분. 이분은 실패에서 무엇을 떠올릴까요. 이서 님 모셨어요. 안녕하세요.

: 네 안녕하세요.

DJ : 오늘 맛있는 경남, 실패 이야기로 문을 열어봤는데. 이서 님. 오늘 음식 이야기와 실패. 혹시 연관이 있나요?

: 역시 눈치가! 사실 오늘은 사죄 말씀 먼저 드리고 시작해야 할 듯해요. 요 몇 주간 우리 지 작가님을 통해서! 그날 소개할 음식을! 비록 소리지만! 청취자분들에게 들려줬잖아요. 하지만 오늘 소개할 이 음식들, 정말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녔지만! 구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우리 작가님이 뭔가 원망의 눈초리로 저를 바라보시네요.


겨울철 별미 물메기탕!


DJ : 하필! ! 제가 이렇게 정오의 희망곡을 대신하고 있는 이때! 음식 구하기에 실패했다니! 도대체 어떤 음식이기에 우릴 이렇게 애먹이는 건가요?

: , 남해라는 카테고리로 묶이는 이 녀석들 제철은 겨울과 봄이에요, 못생겼지만 계속 찾게 되는, 특유의 향과 맛으로 식객을 사로잡는! 오늘 주인공은 통영 물메기와 남해안 털게입니다.

DJ : , 이게 제철에 딱! 방송됐더라면 정말 푸짐한 정오의 희망곡이 될 수 있었을 텐데요. 아쉽네요. 그렇다고 또! 우리가 배움을 게을리해선 안 되겠죠? 우선 물메기와 통영 간의 연결고리 설명해주신다면요?

: , 물메기는 통영 추도~사랑도~욕지도로 이어지는 바다가 주 어장인데요, 그중에서도 추도 물메기가 유명하죠. 추도 물메기가 특별한 이유는 경험과 물에서 찾을 수 있죠. 물메기를 건조하려면 많은 물이 필요하거든요? 특히 민물을 사용하는데, 추도는 아래가 미륵도와 연결된 화산섬이어서 높은 압력을 가진 대서층 물이 땅 위로 계속 솟아오른다고 해요. 여기에 물메기를 반으로 갈라 내장·아가미·알을 제거하고 빡빡 씻는 일, 건메기 손질에서 피를 뽑는 일 등의 경험이 축적되면서 추도 물메기는 더욱더 이름을 떨치게 됐죠.


보기만 해도 속이 시원~~


DJ : 풍부하고 깨끗한 물, 어민들의 손기술이 오늘날 추도 물메기를 만든 셈이네요. 그러면 남해안에서 털게가 잘 자란 이유는 또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 , 털게는 3월 중순부터 4월 중순까지 여수~남해~사천~통영~거제 해역에 걸쳐 잡히거든요, 이 중에서도 털게로 더 이름 알려진 곳은 남해죠. 털게는 모자반이라 불리는 해초에서 자생하거든요? 이빨이 강해서 그 해초를 먹고 자라는데, 남해 인근에는 이 모자반이 풍부해 털게가 자라기 딱 좋다고 하네요. 1960년대~1990년대까지 남해 털게는 잡자마자 급랭해서 전량 일본에 수출했다고 해요, 팔라 남은 것은 쪄서 혹은 된장국에 넣어 먹었고요. 그러다 2000년대 매스컴을 타면서 털게를 향한 우리나라 국민 관심도 높아졌고, 이제는 국내에서도 그 맛을 즐기고 있죠.

DJ : 맞아요, 저도 예전에 그 몇 박 며칠로 여행 다니는 그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남해 털게를 접한 적이 있거든요? 황금빛 털, 강철 갑옷 속 감춰진 뽀얀 속살이 기억에 남네요. 이제 먹는 이야기로 바로 넘어가 볼까요? 다가올 겨울·봄 물메기·털게, 어떻게 하면 제대로 맛볼 수 있을까요.


못 생겼다고 놀리지 마세요~~


: , 일단 물메기는 역시 탕이죠! 물메기탕은 역시 그 시원한 육수가 입맛을 사로잡잖아요, 이 육수는 먼저 고기와 함께 끓이다가, 고기가 익으면 고기만 건져낸 후 다시 끓이는 등의 노력이 뒷받침된다 해요. 또 모자기, 대파, 무밖에 없어 맑은 국물과 부산하게 뼈를 발라 먹지 않아도 될 정도로 부드러운 고기가 아주 조화롭죠. 그다음! 통영에서는 건메기로 메기를 먹기도 하거든요? 피를 쪽 빼 잘 말린 건메기는 구워서도 먹고 찜으로도 먹는데요, 우선 구워 먹는 건메기는 짭조름하면서도 홍어 삭힌 맛도 살짝 나더라고요. 그리고 찜으로 먹은 건메기! 이게 또 별미거든요. 간장으로 간을 한 건메기찜은 두툼했던 그 살이 바싹 말랐다가 다시 양념을 흡수해 풍부한 맛을 내더라고요.

DJ : 맞아요, 건메기 맛을 모르고 물메기 알았다고 하지 마라 이런 말도 있더라고요. 근데 이 건메기는 통영 아닌 다른 지역에서는 좀 접하기 어렵다 하더라고요. 혹시! 이번 여름휴가 때 통영여행 계획하신 청취자분들 계신다면 건메기 요리 꼭 한 번 맛보시기 바랄게요. 다음은 털게! 털게 요리하면 보통 쪄먹는 걸 떠올리잖아요. 이 외에 요리법 알려주신다면요?

: 찜 말고도 털게로 끓인 된장찌개가 특히 별미라고 해요. 다른 재료로 필요 없어요. 털게, 된장, 청양고추, 냉이면 충분하죠. 된장은 약간 싱겁다 할 정도로 풀어주는 게 좋은데, 완성된 찌개는 담백하면서 칼칼하고, 또 냉이와 털게 향이 입맛을 자극하기에 충분하죠.

DJ : 꽃게 넣은 된장찌개는 많이 먹어봤는데 털게와 된장찌개의 만남, 정말 기대가 되네요. <맛있는 경남> 책을 보면 음식과 관련한 오해를 푸는 코너도 있더라고요. 물메기와 털게, 오해 아닌 오해가 있을까요?

: , 물메기 같은 경우 간혹 미끌미끌한 껍질부분이 싫어 꺼리는 분들도 계시잖아요. 하지만 물메기 껍질과 뼈 사이엔 교질이 풍부해 관절염, 당뇨병 예방에 효과가 있으니 꼭 챙겨드시길 바라고요. 털게! 사실 남해안 일대에서 나는 털 수북한 놈을 두고 털게라고 하지만 이게 엄밀히 따지면 틀린 말이에요. '왕밤송이게'가 정확한 말이죠. 실제 털게는 동해안 일대에서만 나는 별도 품종이죠. 하지만 어민들도 오히려 털게로 불리길 바라고, 품종은 다르지만 큰 차이가 없다고 하니. 다르게 부른다고 너무 눈치 주지 않기로~

DJ : 왕밤송이게, 조금 어색하긴 하네요. 아 참, 물메기·털게잡이 현장 직접 가보기도 하셨다면서요?


털게를 먹기 전 한 번 쏙쏙 눌러보는 요령도 필요!


: , 물메기는 철 되면 새벽 4시께 조업에 나서 정오에 돌아오는 생활이 반복된다 해요. 잡는 방법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이 대나무통발을 주로 사용하는데, 35cm 안 되는 놈들은 그냥 놓아주기도 한다네요. 그리고 추도. 추도는 집집이 빨래는 없어도 물메기는 널려 있다는 말이 딱 맞는데요, 이곳에서 물메기를 다듬는 어머님들은 그 품삯도 물메기로 받기도 한다 하니 추도의 물메기 사랑 정말 엄청나죠털게잡이는 저인망 어업이 일반적이에요. 가까운 바다에서는 통발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소라·해삼·멍게 등등 각종 어종이 심심찮게 올라오거든요? 이걸 선별하는 작업도 만만치 않다 하더라고요. 그래도 다행히 털게가 웬만해서는 물지 않는다고 하니! 혹 기회가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체험하시기 바랄게요.

DJ : 역시 맛있는 음식 뒤에는 수많은 노력이 함께 한다는 거 다시 한 번 기억할게요. 마지막 한 마디에 앞서 좋은 물메기와 털게! 고르는 방법 알려주신다면요?

: , 물메기는 알을 품어 크기와 살이 적은 암놈보다 수놈을 더 쳐주거든요? 성별 확인, 그리고 추도 원산지 확인 한 번 하면 될듯하고요. 털게는 가장 아래쪽 다리 윗부분을 눌렀을 때 껍데기가 단단하면 달고 맛있다고 해요. 그 부분이 물렁물렁하면 충분히 살이 오르지 않았다고 하니 한 번 쏙쏙 눌러보고 사면 될 듯해요.

DJ : 잘 기억해뒀다가 계절이 바뀌면 꼭 써먹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서 님이 생각하는 물메기와 털게는?

: , 이 두 녀석에겐 살짝 미안하지만 진심을 담아. 못생겼다 피하지 마라. 먹어보면 다시 찾게 된다.

DJ : 오늘 소식도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본 글은 라디오 방송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다시 읽는 맛있는 이야기.

우리네 밥상을 더욱 풍족하게 만들어주는, 산과 바다, 들판의 보물들. 모든 음식의 기본이 되는 '원재료'를 찾아서-



다시 읽는 맛 - (20) 함양 흑돼지


DJ : 음식을 표현하는 소리, 참 많죠? 어떨 때는 그 소리만으로 맛있는 밥상을 떠올리기도, 입맛을 자극하기도 하는데요. '보글보글'하면 뜨끈뜨끈한 찌개가, '사각사각' 하면 달고 단 과일이, '노릇노릇'하면 잘 익은 전이 떠오르는 건 저뿐만이 아니겠죠? 오늘 소개할 이 음식 역시 '이 소리'와 아주 잘 어울린다고 하는데요, 전국 구석구석, 우리 지역의 음식재료를 찾아 떠나는 분, 이서 님 모시고 이야기 나눠 볼게요. 안녕하세요.

: , 안녕하세요.

DJ : 오늘 맛있는 이야기, 음식과 관련한 소리로 문을 열었는데, 우리 이서 님은 어떤 소리 가장 좋아하시나요?

: 저는 개인적으로 면 음식 참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아, 후루룩후루룩 소리만 들으면 아주 심장이 요동쳐요.

DJ : 그러면 혹시, 오늘 들고온 이 음식도 면 음식인가요? 뭔가 뜨끈뜨끈 한 것 같긴 한데요?

: 어떤 음식일지! ! 오늘도 우리 지 작가님 불러봐야겠죠? 작가님!

: 제가 한 번 먹어보겠습니다.

DJ : 벌써 눈치 채신 분들 많으실 텐데요, 이 음식 어떤 음식인가요?


'지글지글' 삼겹살. 언제 먹어도 최고! 


: , 이 음식하면 역시 '지글지글'이라는 소리가 딱 붙는데요, 물론! 오늘은 여건상 직접 고기를 굽지는 못하고, 이게 들어간 '전골'로 준비해봤어요. 삼겹살로도 먹고 오겹살로도 먹고, 찌개에 넣어도 먹고, 볶아서도 먹는 국민 음식! 오늘 맛있는 이야기는 돼지 편입니다.

DJ : 지난주 전어에 이어 우리 입맛 다시는 청취자들 많으실 텐데요, 근데 오늘 이 돼지가 일반 돼지와는 조금 다르다면서요?

: 그렇죠. 흔히 똥돼지라고도 하죠? 경남 함양이 주 고장인 흑돼지로 준비해봤는데요, 백돼지에 비해 온몸이 검은 털로 덮여있고 몸집도 작은 녀석이지만 이야깃거리만큼은 아주 풍성하더라고요.

DJ : 함양 흑돼지! 저는 꽤 귀한 음식으로 알고 있거든요? 이 흑돼지 오늘 샅샅이 파헤쳐 보기로 해요. 먼저 우리가 또! 공부하고 가야죠? 함양과 흑돼지의 연결고리 말해 주신다면요?

: , 함양은 험한 산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농사지을 만한 땅이 부족한 곳이죠. 가축이라도 길러야 했지만 이 또한 변변치 않아 돈사와 화장실을 한 공간에서 해결하는 것에 생각이 뻗친 것이죠. 재래식 방식으로 키우는 똥돼지는 1970년대 초반까지 함양을 비롯한 지리산 주변 등에서 볼 수 있었는데요, 1980년대 들어서는 생산성, 위생, 경제성 등의 문제로 모두 일반돼지로 옮겨갔죠. 그러다 2000년대 이후 흑돼지에 다시 눈을 돌렸다 해요. 우량교배를 통해 퇴화하던 흑돼지를 되살렸고, 육질을 단단히 하는 사료를 집중적으로 먹이면서 옛 명성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하네요. 물론 지금도 함양에서는 재래식 똥돼지 흔적을 찾아볼 수 있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아는 이에게 의뢰받아 한 마리씩 키우는 정도에 그친다 하네요.

DJ : 맞아요, 예전에 함양에서 위에는 화장실, 아래는 돈사 형태인 임시 건물을 본 기억이 있는데요, 이제는 그 자리를 흑돼지가 또 채워주고 있다고 하니! 너무 아쉬워하지 않아도 될 듯하네요. 그나저나 책을 보면 흑돼지 사육에 인생을 건 분도 만났다 하더라고요?

: , 10여 년째 흑돼지 농장을 운영하신 한 농민이신데, 이분이 200220마리로 시작해 7000마리까지 개체수를 늘렸다고 해요. 함양뿐만 아니라 전국에서도 최대규모라 하고요. 흑돼지 농장을 운영하면서 주의해야 할 몇 가지도 알려주셨는데요, 여름에는 기온·습도, 그리고 환기가 특히 중요하다 하네요. 또 흑돼지 육질을 좌우하는 큰 요소로 사료를 뽑아주셨는데 당귀라 불리는 한약재를 섞어 사료로 쓴다고도 해요.

DJ : 역시 좋은 것 먹고 자란 우리 흑돼지들! 맛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거기 또 있었네요. 여기서! 오해 하나 풀고 갈까요? 흑돼지는 모두 토종돼지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어떤가요. 실제로는.

: 참 모호한데요, 고구려 시대부터 이어진 재래종과 서양에서 들어온 종이 함께 섞였다고 보는 게 맞을 듯해요. 자연환경, 키우는 방식에 따라 점차 변화해 왔기도 하고요. 이와 관련해 한 가지 재밌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왜 우리가 흑돼지 고기 보면 까만 털이 송송 박혀 있는 게 있잖아요? 한때는 이게 재래종임을 상징하는 일종의 보증수표 역할을 하기도 했다고 해요아무튼 어느 흑돼지든 품종 개량을 통해 더 건강한 흑돼지를 만드는 노력이 뒷받침된 만큼 토종이든 재래종이든, 외래종이든 모두 다 맛있고 건강하다는 사실! 잊지 않았으면 해요.


좋은 흑돼지를 만들려는 노력이 뒷받침된 만큼 토종이든 재래종이든외래종이든 모두 건강하다는 사실!


DJ : 우리 농민들 노력이 뒷받침됐다면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이제 먹는 이야기 좀 해볼까요? 국민 음식이라 불리는 삼겹살부터, 전골까지. 돼지로 할 수 있는 요리 정말 많잖아요. 몇 가지 소개해 주신다면요?

: , 저는 그 함양읍 중앙시장 내 한 식당에서 먹었던 순대와 머리 고기가 기억에 남는데요, 국물을 내는 사골까지 모두 흑돼지가 재료이더라고요. 우선 머리 고기는 연골과 껍질의 조화도 훌륭해서 '싱싱하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더라고요. 잘게 간 머리 고기에 양파, 대파, 양배추, 배추, 깨순, 부추, 당근 등을 넣어 만든 피순대는 담백하면서 야채와 고기 선지가 제 맛을 다 낸다 해야 할까요? 먹으면 먹을수록 건강해지는 느낌이더라고요.

DJ : 물론 저도 순대를 좋아하긴 하지만 고기 군내 때문에 순대 종류를 꺼리는 분도 계시잖아요? 함양 흑돼지, 그런 문제는 없나요?

: , 함양에 또 물이 좋잖아요. 지리산이 내린 지하수에 1시간 정도 담가 피를 뺀다 하니 군내가 정말 하나도 없더라고요. 그래도 조금 부담스럽다는 분들이 계신다면 역시! 구워 먹는 것을 추천해 드려요. 살과 고기가 겹겹이 오겹살을 이룬 함양 흑돼지는 이미 맛있는 조건을 타고났는데요, 맑은 육즙과 지방의 조화가 특히 뛰어나 쌈 채소 없이도 몇 점이고 그냥 먹게 되더라고요. 흑돼지 갈비찜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부드럽게 뼈와 살이 분리되면서 입에 착 감기는 그 맛! 다만, 짠맛 강해 술안주보다는 한 끼 밥반찬으로 제격이지 않나 생각되더라고요.


전골로도 많이 먹는 흑돼지. 사진은 불고기 전골!


DJ : 오늘 저녁은! 저도 돼지고기 요리 꼭 먹어야겠네요. 이렇게 맛있는 흑돼지! 당연히 우리 몸에도 좋겠죠?

: 그렇죠! 동의보감에는 돼지고기가 신장과 위장, 간장을 튼튼하게 하며 건조한 것을 촉촉하게 한다고도 나와있는데요, 마른기침을 잡아주는 데도 특히 좋다고 하네요. 하지만 이 몸에 좋은 흑돼지도 먹을 때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어요. 돼지고기는 기본적으로 찬 성질이거든요? 잘못 먹으면 소화기병이나 기력손상이 올 수 있다고 하니 꼭꼭! 익혀서! 적당량만 드시길 권장할게요.

DJ : 맞습니다! 맛있다고! 무작정 많이 먹기 없기! 다 같이 꼭 기억해요. 마지막으로 이서 님이 생각하는 함양 흑돼지란?

: 오늘은 뭔가 시처럼. 흑돼지의 오겹, 그것은 땅·돼지·사람의 돌고 도는 인연이 겹겹이 쌓인 것이니라.

DJ : 오늘 소식도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본 글은 라디오 방송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다시 읽는 맛있는 이야기.

우리네 밥상을 더욱 풍족하게 만들어주는, 산과 바다, 들판의 보물들. 모든 음식의 기본이 되는 '원재료'를 찾아서-



다시 읽는 맛 - (19) 남해안 전어


DJ : 여러분은 음식과 관련한 속담 하면 어떤 게 제일 먼저 떠오르시나요? '남의 떡이 커 보인다',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내민다', '남의 잔치에 감 놔라 배 놔라 한다' 등이 떠오르는데요, 오늘 소개할 이 음식 역시! 아주 유명한 속담 혹은 수식어가 붙는다고 하네요. 어떤 음식일지, 이번 주도 빠지지 않고 이분 모셨습니다. 매주 목요일 우리를 행복하게 해 주는 분, 맛있는 이야기 이서 님 모셨어요. 안녕하세요.

: , 안녕하세요.

DJ : 오늘도 역시! 두 손 가득 이 음식을 들고 왔잖아요. 벌써 우리 스튜디오에 고소한 냄새가 가득한데, 우리 청취자분들이 눈치 챌 수 있게 짧게 설명해 주신다면요?

: , 아마 듣는 순간! 바로 아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사실 이 음식 제철은 가을이에요. 근데 여름에 먹는 이것도! 별미 중 별미거든요. 시중에서는 지난주부터 서서히 나왔다 하더라고요. 그리고 이 음식만큼은 딱 어느 고장 하나만을 들 수 없어요. 누구만의 것이 아닌, 우리 경남 남해안에 두루 걸쳐 있는 자산이거든요. 어떤 음식일지. 우리 작가님 먹방으로 소개해 볼게요. 작가님~

: 제가 한 번 먹어보겠습니다.

DJ : 우리 작가님 행복한 표정 정말 오랜만에 보는 듯한데요, 이 기자님 오늘 맛있는 이야기 어떤 음식과 함께 하나요.'


싱싱한 전어회. 고소함이 일품이다.


: , 돈 나가는 줄 모르고 사게 된다, 집 나간 며느리도 굽는 냄새 맡으면 집에 돌아온다 등 화려한 수식어가 붙는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남해안 전어입니다.

DJ : ! 드디어 왔군요. 근데 아까도 말씀하셨듯이 전어, 보통 가을에 많이 먹잖아요. 왜 하필 가을일까요?

: , 전어 제철은 전어 산란기와 연관이 깊은데요, 전어 산란기가 4~8월이거든요? 산란기를 거친 전어는 기름기가 세 배 정도 많아지고 살도 통통히 오른다고 해요. 남해안 일대를 기준으로 봤을 때 8월 중순부터인 셈인데, 기름기 많은 가을 전어는 회보다는 구이가 적격이다는 말도 여기도 나온 거죠. 그런 면에서 회로 즐기시려면 이 시기 혹은 늦여름에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해요.

DJ : 가을 전어는 구이, 여름 전어는 회. 정말 기특한 전어네요. 그러고 보니 아까 이 전어만큼은 한 지역만을 뽑아서 말할 수 없다고 했잖아요. 남해안에 두루 걸쳐서 전어가 자란다는 말이신데, 그래도! 우리 청취자분들이 좀 더 유심히 봐야 할 지역이 있다면요?

: , 저희가 이 전어를 취재하면서 전어 로드맵이라는 걸 만들어봤거든요. 우선 하동에 가면 술상전어마을이 있어요. 술상 전어는 민물 영향이 큰 타지역 전어에 비해 식감이 차지고 비릿감에 덜해 횟감으로 뛰어나다는 평을 많이 받아요. 또 싱싱한 전어의 위를 소금물에 씻어 소금 넣어 삭힌 전어밤젓도 이 지역에서는 구입할 수 있고요. 100년 전부터 전어잡이를 시작해 일명 원조 전어 마을이라 불리는 남해 '선소마을'과 다음 주 전어 축제가 열리기도 하는 삼천포항도 빼놓을 수 없죠. 이 중 삼천포항 전어는 남강 물, 일명 육수가 흘러나와 뼈도 연하고 기름기 많은 게 특징이죠. 창원지역에서도 전어는 쉽게 맛볼 수 있는데요, 마산어시장과 진해만 일대에 가시면 맛있는 전어 드셔볼 수 있어요. 진해만 전어는 흔히 '떡전어'라 불리기도 하는데요, 회로 썰었을 때 핏빛이 많은 게 특징이라네요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만든다는 그 음식! 전어구이~


DJ : 올여름 가을 '전어 로드 기행'만 떠나도 정말 든든하게 보낼 수 있을 듯하네요. 먹는 얘기 좀 해볼까요? 전어 먹는 방법 참 다양하잖아요. 가장 유명한 건 역시 구이가 아닐까 싶은데요, 이 외에 전어 먹는 법 소개 좀 해주신다면요?

: 네 우선, 전어회는 써는 방법이 나뉘죠. 흔히 뼈째 썬 것을 '세꼬시'라 하고 뼈를 발라내고 살을 길게 썬 것을 '포를 뜬다'고 하죠. 공통으로 전어회는 흔히 머리와 내장, 비늘을 제거하고 껍질째 먹잖아요, 알려지길 그 고소한 맛을 돋우는 데 전어 껍질 역할도 적지 않다고 하네요. 남은 전어회는 버리지 말고 냉동보관 했다 초고추장과 함께 회비빔밥을 해먹어도 좋아요. 그리고 간혹 껍질과 뼈까지 먹어 소화기관에 부담이 된다면 된장이나 초장에 매실 진액을 섞어 먹으면 한결 편안하다고 하네요.

DJ : 사실 저는 아직도 회 맛을 약간 쌈장 맛으로 먹는 편인데요, 다행히도! 전어회는 이런 장과도 특히 잘 어울린다면서요?

: , 전어회 맛은 된장 맛이라는 말도 있는데요, 고추장을 좀 섞거나 잘게 썬 마늘과 고추를 넣어 먹으면 유달리 쌈장 사랑이 깊은 경상도식 지방 전어회가 된다고 해요. 여기에 갓 내린 참기름까지 얹어 먹으면 고소한 맛이 배가 되고요.

DJ : 전어 먹을 땐 쌈장 팍팍! 자신 있게 외치고 다닐게요. 맛있는 경남을 보니 회 말고도 전어 무침도 드셨더라고요?

: 네 무침! 이 무침이 또 별미거든요. 지역마다 그 차이를 보이기도 하고요. 기억에 남는 건 광양만 쪽 무침인데요, 무침을 시키니 고구마 줄기, 도라지 등 나물과 밥이 같이 나오더라고요. 매콤달콤하면서 고소하고. 한 끼 식사로 정말 최고죠.

DJ : 맞아요. 또 삼천포 쪽에서는 방풍나물이라는 나물과 함께 무침을 내놓기도 하더라고요. 각 지역만의 무침. 찾아 먹는 재미도 쏠쏠할 듯하네요. 근데 우리가 또 마냥 먹기만 먹을 순 없잖아요. 늘 고생하시는 우리 어민들 생각도 해야겠죠?


남해안 어디를 가도 이처럼 싱싱한 전어회와 해산물을 만날 수 있다.


: , 전어 역시 밥상에 오르기까지 과정이 만만찮지 않죠. 전어는 야행성이거든요? 주로 새벽 3시쯤 바다로 나가 동 트기 전까지 작업을 하죠. 그리고 오후 5시에 조업을 또 나가기도 하고요. 작은 배에서 주로 두어 명이 자망으로 잡거나 큰 배에서 10명이 힘을 모으기도 하는데요, 그물에 걸린 전어는 털지 않고 손으로 직접 다 뗀다고 하니 그 일도 만만치 않죠.

DJ : 역시 맛있는 음식 뒤에 숨은 우리 어민·농민들의 고생. 늘 잊지 않아야겠네요. 이렇게 힘들게 잡은 전어. 당연히 우리 몸에도 좋겠죠?

: 네 뼈째 먹는 전어는 칼슘섭취에 도움을 주고요 특히 두뇌기능, 간 기능 개선에도 좋다고 하니. 술꾼들이 반할 만하겠죠?

DJ : 군침 도네요. 마지막으로 이서 님이 말하는 남해안 전어회란?

: 저번 주에 힙합 한다면 깨 방정을 떨었기에 오늘은 조금 점잖게 갈게요. '전어, 그것은 돈 아까울 줄 모르고 사게 된다는 남해안의 자산'이다.

DJ : 오늘 소식도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본 글은 라디오 방송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다시 읽는 맛있는 이야기.

우리네 밥상을 더욱 풍족하게 만들어주는, 산과 바다, 들판의 보물들. 모든 음식의 기본이 되는 '원재료'를 찾아서-



다시 읽는 맛 - (18) 진영 단감


DJ : '원조'라는 말이 있죠? 어떤 일을 처음으로 시작한 사람, 사물이나 물건의 최초 시작으로 인정되는 사물이나 물건을 뜻하는 말인데요. 이 말, 음식과 관련해서도 참 자주 쓰이죠원조 땡땡 보쌈, 원조 할매 국밥 등이 낯설지 않게 다가오며 찾는 이에게 믿음을 주기도 하는데요. 오늘 소개할 이 음식재료는 요즘 '원조'와 관련해 다양한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고 해요. 어떤 음식일지, 매주 맛있는 밥상을 위해 부지런히 뛰어다는 분이죠. 이서 님과 자세히 알아볼게요. 안녕하세요.

: 네 안녕하세요.

DJ : 오늘 원조 이야기로 맛있는 이야기 문을 열었잖아요. 그나저나 오늘 이 음식, 원조와 어떤 연관이 있는 거죠?

: 네 이 음식을 두고 두 지역이 서로 '원조'임을 주장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최초 시배지는 우리 지역이다, 아니다, 우리가 먼저다는 싸움 아닌 싸움이 벌어진 거죠. 어떤 음식인지. 우리 지 작가님이 먼저 먹어보고 더 자세하게 이야기 나눠볼게요. 작가님~

: 네 안녕하세요.

DJ : 여러분 눈치 채셨나요? 그렇습니다. 오늘 맛있는 이야기는 단감 편으로 준비해봤어요.


탐스러운 진영 단감.


: 맞아요. 근데 오늘은 그중에서 김해 진영 단감 편으로 준비해봤거든요? 앞서 말했듯이 요즘 창원 북면과 진영 단감 사이에 시배지 지위를 놓고 대결을 벌이기도 했거든요. 물론 우리 맛있는 경남이 어떤 지역이 먼저다고 감히 정의 내릴 순 없는 거고요. 그저 우리는 진영 단감은 이런 역사와 특징, 맛을 지니며 이만큼 좋다! 라고 알차게 소개하려 해요.

DJ : 창원 단감이 너무 섭섭해하진 않았으면 하네요. 그럼 먼저 역사 이야기 좀 해볼까요?

: 네 창원 단감이 전국 생산량의 20% 정도를 차지하며 전국 최대 주산지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진영은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는데요, 우선 단감은 추위에 약해요. 한창 무르익을 때는 높은 온도여야 떫은맛이 제대로 없어지죠. 연평균 기온은 13도 이상, 성숙기인 9월에는 21, 11월에도 9도 정도여야 하는데 진영이 이 조건에 딱 맞아떨어져요. 영 일조시간은 2300시간을 넘어야 하며 겨울에도 영하 15도 이하로 떨어지면 안 되고요. 여기에 낙동강 변 모래 성분이 많은 땅도 단감 생식에 영향을 주죠.

DJ : 역시 어느 특산물이든 자연환경과 사회적 배경이 크게 작용하는군요. 그럼 진영에서 우리가 단감 '원조'라 주장할 수 있는 근거는 어디 있나요?


진영 단감의 우수성과 뛰어난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단감 축제.


: , 진영읍 신용리에는 단감 시배지임을 알리는 안내문이 있어요. 그 내용을 보면 '1972년 단감나무를 처음 식재한 곳으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단감나무 60여 그루가 재배되고 있는 우리나라 단감 첫 재배지이다'라고 돼 있죠. 여기에 진영역장을 지내며 한국 여인과 결혼한 일본인이 최초 시배자라는 이야기도 붙는데요. 이에 맞서 창원에서는 '아니다, 100여 년 전 창원 대산면 빗돌배기마을, 북면 마산동에서 처음 재배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죠.

DJ : 결국 단감 원조 논쟁도 단감에 대한 두 지역 자부심이 불러온 게 아닌가 싶네요. 먹는 이야기 좀 해 볼까요? 오늘 들고온 감말랭이도 그렇고, 단감을 먹는 방법 참 다양하다면서요?

: , 단감은 자체로도 훌륭한 과일이지만 다른 과일과 달리 숙도나 보관 방법에 따라 형태나 그 맛이 다양해요. '호랑이가 무서워했다'는 곶감이 껍질을 깐 감을 통째 말린 것이라면 감 말랭이는 먹기 좋을 크기로 잘라 말린 것이죠. 감말랭이는 곶감에 비해 만들기가 비교적 쉽고 먹기 편한 장점도 있고요. 질기지 않고 먹을수록 깊은 단맛이 나죠. 감을 활용한 가공품도 인기가 많은데요, 감식초와 감잎차가 대표적이죠. 특히 감식초가 기억에 남는데요, 매년 5월 가장 어린 감나무 잎을 따 만드는 감잎차는 녹차보다 떫은맛은 약하고 은은한 감 향이 나는 게 특징이에요. 이 감잎차는 비타민 C가 풍부해 감기 예방에도 좋다하고요.

DJ : 단감의 무한한 변신, 앞으로도 더 기대해볼 만하네요. 하지만 이렇게 맛있는 감이 우리 곁으로 오기까지, 또 농민들 고생이 많겠죠?

: 그렇죠. 단감 농사는 곧 물싸움이라는 말도 있는데요, 보통 단감나무는 심은 지 10년서부터 30년까지 좋은 감을 내놓데, 한창 자라는 시기에 물이 없으면 성장을 멈춘다고 해요. 그다가도 또 갑자기 물을 받으면 비대해지면서 품질이 떨어지고요. 농민들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죠.

DJ : 그러면 우리 소비자 관점에서 잘 키운, 좋은 단감을 고르는 요령이 있을까요?

: , 일단 색감 좋고 꽃받침이 큰 것은 튼실히 자란 것으로 받아들이면 돼요. 또 단감 아랫부분이 볼록하지 않고 안으로 들어간 것은 씨가 없는 건데, 씨가 없으면서도 무게에서 다른 것과 뒤처지지 않는다면 그만큼 튼실하고 품질 좋은 것으로 봐도 되고요.


단감, 많이 먹어도 변비 안 걸려요!


DJ : 색감, 무게. 단감 살 때 꼼꼼히 살펴보도록 할게요. 마지막 한 마디를 전하기 전에! 오해 아닌 오해 하나 풀고 갈까요? , 감을 많이 먹으면 변비 걸린다는 말이 있잖아요. 이 말 진짜인가요?

: 이 말에 대해 농민분들은 딱 '떪은 감에나 해당하는 이야기지, 단감하고는 상관없어'라고 정리해 주시더라고요. 근데 감에서 떫은맛을 내는 '타닌'이라는 성분은 설사에 도움을 주기도 하거든요? 여기에 경남대 식품영향학과연구팀은 '단감에 들어 있는 식이섬유가 장에 잔류한 변을 내보내는 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적도 있고요. 결국 단감은 변비가 아닌 오히려 변을 없애는데 도움을 주고, 떫은 감은 변비를 일으키기는 하지만 설사로 고생하는 이들에게는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겠네요.

DJ : 변비로 고생하시는 우리 청취자분들 있다면! 단감 부지런히 챙겨드시기 바랄게요. 마지막으로 이서 님 생각하는 진영 단감이란?

: 경상도식 '라임'을 살려서 해볼까요? 단감, 단디보면 단순하지 않다.

DJ : 오늘 소식도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본 글은 라디오 방송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다시 읽는 맛있는 이야기.

우리네 밥상을 더욱 풍족하게 만들어주는, 산과 바다, 들판의 보물들. 모든 음식의 기본이 되는 '원재료'를 찾아서-



다시 읽는 맛 - (17) 남해 시금치


DJ : 우리 청취자분들은 여름 하면 어떤 색깔을 먼저 떠올리시나요? 이글거리는 태양을 나타내는 빨간색? 시원한 바다를 떠올려주는 파란색? 각자 생각나는 색이 있을 텐 테요. 어떤 분들은 '녹색'과 여름이 참 잘 어울린다고도 하네요. 그러고 보면 여름철 녹색은 울창한 숲을 그려주기도, 녹조와 같은 걱정거리로 다가오기도 하는데요. 뭐든지 먹을거리가 연관시키는 이분은 '여름과 녹색'에서 이 음식을 떠올렸다고 합니다. 매주 맛있는 세계로 우리를 초대해주는 이서 님 모셨어요. 안녕하세요.

: 네 안녕하세요.

DJ : 오늘도 '이 음식'을 떡 하니 들고 왔잖아요. 말씀하신 것처럼 역시 보자마자 '녹색'이 딱 떠오르더군요. 우리 작가님이 직접 먹어보기 전에 살짝 힌트를 더 주신다면요.

: 네 사실! 경남에서 이 식재료 재배시기는 겨울이에요. 특히 이 지역에서는! 이 식재료를 딱 겨울에만 수확하죠. 하지만 이 사시사철 정말 우리 식탁 위에서 정말 익숙하게 만나는 게 또 이 음식이거든요? 여름철 식탁 위에 푸름 내음 한 번 진하게 풍겨보고 겨울이 오면 더 맛있게 드시기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해봤습니다. 일단 우리 작가님께 한 번 시식 기회를~

: 안녕하세요 지 작가입니다.

DJ : 저 아삭아삭한 식감부터 짭조름한 맛까지. 뭔가요 이 음식?

새콤달콤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시금치.



: 네 오늘 맛있는 이야기 주인공은 바로 뽀빠이 간식으로도 유명한 시금치입니다! 근데 오늘 소개할 이 시금치 주산지가 바로 남해거든요. 10월부터 3월 중순까지 비닐하우스가 아닌 노지에서 자라는 남해 시금치에 대해 꼼꼼하게 살펴보도록 할게요.

DJ : 네네, 앞서 피조개, 홍합, 재첩. 바다로 떠났다면 오늘은 산으로 들로 떠나볼게요. 먼저 역사 이야기가 빠질 수 없겠죠? 남해와 시금치 연결고리를 말해주신다면요?

: 아는 만큼 먹는다는 자세로, 하나하나 보면요. 남해 시금치는 2000년대 이후 서면·설천면을 중심으로 퍼졌다고 해요. 서울 쪽에 상품화해 본격적으로 내놓은 것은 불과 10년 전쯤이죠. 앞서 말했듯 남해 시금치는 겨울에만 재배하는데요, 그 이유가 여름 시금치는 금방 시들어 수송 거리가 짧아야 하거든요? 남해에서도 여름 시금치를 시도하긴 했으나 끝내 물리적 수송 거리를 극복하지 못하고 실패했죠. 보통 시금치는 그 품종만 200가지도 넘는다고 하는데요, 남해는 이 중에서도 재래종과 유사한 품종을 심어 가꾼다고 해요. 사계절종이라 불리는 이 품종은 단맛이 강한 게 특징이라고 하네요.

DJ : 남해 시금치가 달다 달다 하는 게 이유가 있었군요. 그러면 남해에서 시금치 재배가 잘 될 수 있었던 이유, 어디에 있을까요.

: , 남해는 사실 농사짓기에는 척박한 땅이죠. 넉넉하지 못한 땅에 먹고살고자 쉬지 않고 일을 했는데요, 마늘도 그 중 하나였죠. 하지만 일손 구하기는 점차 어려워지고 인건비 부담에 마늘 농사에 어려움을 겪은 농민들이 시금치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거죠. 이 같은 농민 의지에 자연환경도 뒷받침됐는데요, 적당한 일교차와 바닷바람, 깨끗한 공기가 농민 시름을 덜게 해 주었죠.


남해 시금치에는 농민들의 땀과 부지런함이 녹아 있다.


DJ : 남해분들의 부지런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네요. 본격적으로 음식 이야기하기 전에 궁금증 하나 풀고 갈까요? 만화 뽀빠이를 보면 시금치가 힘의 원천으로 등장하잖아요. 여러 채소 가운데 왜 하필 시금치인가요?

: 저희도 취재하면서 참 궁금했던 부분이거든요. 알고 보니 이게 엉뚱한 실수에서 유래했다고 해요. 1870년대 독일 화학자가 시금치 성분을 분석하면서 실수로 철분 함유량을 10배나 넘게 계산한 게 발단이었는데요, 미국에서도 이 연구 결과를 잘못 믿어, 철분 섭취를 장려하고자 뽀빠이에게 시금치를 먹였다고 하네요.

DJ : 어렸을 적 그 만화 보면서 시금치 막 먹었던 분들 많으실 텐데요, 조금 과장됐긴 했지만 몸에 좋다는 건 확실하죠?

: 그럼요. 시금치엔 비타민 A가 풍부에 눈을 건강하게 하고요, 시금치 엽산은 임산부와 성장기 어린이들에겐 꼭 필요한 성분이라고 하네요. 또 칼슘 함유량이 많아 빈혈예방에도 좋고요.

DJ : 먹는 게 남는 거라는? 그런 말이 딱 떠오르네요. 이제 진짜 먹는 이야기 좀 해볼까요. 맛있는 경남을 보면 시금치를 위한 요리는 없어도, 시금치 빠진 요리는 섭섭하다는 말이 나오는데요, 시금치를 이용한 요리 뭐가 있을까요?

: 취재할 때 저희가 농민들에게 여쭤보니 딱 이러시더라고요. "우리는 그냥 따서 쌈 싸먹기도 하고, 된장에 찍어 먹기도 하고". 그만큼 씹히는 맛과 단맛이 일품인데요. 이 외에도 시금치는 김밥, 비빔밥, 우동 등 가정이나 식당에서 보조출연자로 언제나 인기가 있죠. 특히 기억에 남는 건 잡채인데요, 잡채에 시금치 빠지면 진짜 섭섭하잖아요. 붉은 면과 푸른 시금치, 듬뿍 뿌린 깨소금의 색 조화는 물론 시금치 향이 입맛을 북돋는 데 최고죠.

DJ : 아까 우리 지 작가님이 잡채를 막 드실 때! 부러운 눈길로 계속 쳐다본 이유가 여기 있었군요. 근데 이 좋은 시금치, 먹기까진 농민들 수고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해요?


밥 도둑 시금치무침.


: 그렇죠! 우리가 항상 빼놓지 않고 이야기하는 소재인데요. 시금치 캐기는 그야말로 시간과의 싸움이거든요? 시금치는 잎의 이슬이 마를 오전 11시 정도가 캐기에 적당한 시간이라고 해요. 장시간 쪼그리고 앉았을 때 오는 고통은 물론 무릎 관절로 고생하는 분도 많은데요, 이 때문에 작은 부표 모양의 끈이 달린 방석은 필수라고 해요. 수확량은 한 사람이 하루에 많게는 70kg까지 캐는데 다 캔 시금치는 300g, 800g 두 종류로 묶어 유통한다고 하네요.

DJ : 그렇군요. 하지만 이렇게 공들여 캔 시금치가 가격 하락 때문에 애를 먹기도 한다면서요?

: , 풍작이 달갑지 않은 이유이기도 한데요. 10kg 6만 원을 넘긴 시금치가, 풍작으로 쏟아져 나올 때는 그 가격이 6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해요. 시세가 좋지 않을 땐 사람 쓸 엄두도 못 내 농민 고통도 그만큼 늘어나고요. 또 남해 시금치는 시장보다는 대형마트 쪽에 주로 납품되는데 '판로 다양화'에 대한 고민도 안고 있다 해요.

DJ : 소비자 처지에서야 물론 싸면 좋겠지만 또 마냥 즐거워할 수만은 없다는 것. 꼭 기억할게요. 마지막으로 이서 님이 생각하는 남해 시금치란?

: , 시금치 마음을 조금 담아 "제철 따지지 마세요. 난 늘 여기 있습니다."

DJ : 네 오늘 소식도 잘 들었습니다.





※본 글은 라디오 방송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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