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설움이 밀려올 때가 있다.
괜한 미련이고 후회인 걸 알면서도
갑작스럽고 무섭게 찾아온 그 설움은
온종일 주변을 맴돈다. 겨우 떠난다.
후회없는 삶이 어딨겠냐마는
문득 문득 올 때마다 적응할 수 없는 건 매한가지다. 밥 먹듯이, 숨 쉬듯 자연스러우면 좋으려만.

이래서 옛 사람들은 새기고 또 새겼나보다.

"나이는 시간과 함께 달려가고 뜻은 세월과 더불어 사라져간다. 드디어 말라 떨어진 뒤에 궁한 집 속에서 슬피 탄식한들 어찌 되돌릴 수 있으랴."

-이서 쓰고 이서 찍음-

다시 읽는 맛있는 이야기.

우리네 밥상을 더욱 풍족하게 만들어주는, 산과 바다, 들판의 보물들. 모든 음식의 기본이 되는 '원재료'를 찾아서-



다시 읽는 맛 - (1) 통영 멍게


DJ : 요즘 여기 저기 봄소식이 한창입니다. 대지에서 꿈틀대는 봄의 기운들 여러분도 느끼고 계신가요? 특히 경남은 바다와 깊은 산 그리고 드넓은 들판까지 그야말로 살아있는 봄의 정취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데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경남 좀 더 맛있게 만나보는 시간, 맛있는 이야기에서 이서 기자 함께 합니다~ 어서오세요 ^^

: 안녕하세요? 이서 기잡니다.

DJ : 먼저 출연 감사합니다, 지난 번 출연하신 적 있으시죠?

: 기억하시네요? 지난 번 관련 주제가 책으로 나왔을 때 들렀었는데요~ 그 때 기운을 받아서 책 판매가 쑥쑥 증가했었요.

DJ : 다시 만나게 돼서 반갑구요~ 오늘 재밌는 방송 기대합니다~

: ! 우리 지역 식재료 이야기 아주 재밌게! 전해드리도록 할게요~ 맛있게 들어주세요~

DJ : , 일단 오늘은 어떤 맛있는 이야기를 해 주실 건가요.

: 어떤 일이든 처음이 중요하잖아요. 첫 이야길 어떻게 하면 청취자분들이 재밌게 들으실까적잖이 고민을 많이 하다가. 지금 제철인 '이것'이 눈에 띄더라고요. 여기서 막간을 이용한 퀴즈줄에 매달려 2년을 자란 이것빨갛고, 탱글 탱글한 이것은 무엇일까요?

DJ : .. 감 잡았습니다..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 !??

: 역시 평소 먹을 걸 좋아하시니 금방 알아맞추시네요, 그럼 우리 DJ는 멍게 하면 어떤 생각이 먼저 드시나요?

DJ : 글쎄요, 바다가 떠오르기도 하고 싱싱함이 생각나기도 하네요.

: 맞습니다. 많은 사람이 멍게 하면 바다 향과 특유의 그 쫄깃함을 떠오르실 텐데요. 이외에도 많은 분이 고유명사처럼 통영멍게를 생각하기도 하더라고요. 그도 그럴 것이 멍게 수확량 가운데 무려 70%를 통영이 차지한다고 해요.

DJ : 그러면 시중에서 우리가 만나는 멍게 대부분이 통영산이란 말이네요.


바다가 아름다운 통영. 멍게의 고장으로 유명하다. 사진은 통영 강구안 전경.

 

: , 통영 멍게가 이름을 떨치기 시작한 건 1970년대 소규모 양식을 거쳐 80년대 대량 생산에 성공하면서부터라는데요. 특히 이 멍게가 가장 맛있는 시기가 4~5월이라고 하네요. 올 봄에 맛있는 멍게 꼭 드셔보시라고 멍게 이야기로 맛있는 이야기 첫 문을 열까 해요.

DJ : 벌써 군침이 도는데요, 좋아요. 근데 이 멍게, 아까 이야기 하신것처럼 키우는데만 2년이 걸린다고 해요?

: 그렇습니다. 멍게는 2년 동안 줄에 매달려 붙어 있던 걸 끌어올려 수확하는데요, 양식 방법도 참 재밌어요, 봉이라는 5m가량 되는 줄에 유생을 붙여 이를 7~15m 아래에 두고 2년간 겨울 5, 여름 24인 이하인 곳으로 번갈아 옮겨주면서 키운다고 합니다.

DJ : 책에도 이 통영 멍게가 등장하나요?

: 네. 책의 첫 머리를 장식하는게 바로 멍게죠. 그렇다 보니 시행착오도 많았는데요. 역시 현지 주민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긴장이 확 풀리더라고요. 특히 한 식당 사장님이 기억이 남는데요, 그 분께선 위암 말기 판정을 받은 경험이 있더라고요. 해산물을, 특히 멍게를 좋아하신 분이이었는데, 병원에선 날로는 먹지 말라고 했나봐요. 그래도 어쩝니까 먹고 싶을걸. 그래서 된장찌개에 넣어먹거나 익혀서 엄청나게 먹었다고 해요. 멍게 효능 때문일까요. 암 발병한 지 5년이 지나도록 몸에 문제가 없었다고 하니 완치까지 바라보고 계시더라고요리고 또 하나. 멍게 막걸리. 줄여서 멍탁!멍탁은 살아있는 멍게를 썰어 물에 불리고 그 물로 쌀을 담가 고두밥을 쪄서 누룩과 혼합해 숙성시키면 멍게향이 가득한 멍게막걸리가 만들어져요. 음, 달큼하면서도 톡 쏘는 막걸리에 멍게의 쌉싸래한 맛이 가미돼 특별함을 선사하고요. 저는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멍탁은 뭐 한 병? 정도 먹을만 하더라고요.

DJ : 이야길 들으니깐 더 먹고 싶어지네요 ~ 그런데 이 멍게, 저처럼 먹을 줄만 알지 멍게 자체에 대해서는 잘 모르시는 분도 계실 텐데요. 소개 좀 부탁해요.

: , 먼저 생김새부터 보자면 멍게는 흔히 여드름 많은 얼굴에 비유되기도 하잖아요. 울퉁불퉁 붉은 멍게 몸통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운데 위쪽에 눈에 띄는 돌기 두 개가 있다고 해요. 이 중 하나는 바닷물을 빨아들이는 입수공, 다른 하나는 플랑크톤만 몸속에 남기도 내뱉는 출수공이라 한다네요. 그리고 또 우리 DJ님처럼 연세가 조금 있으신? 아무튼 멍게를 우렁쉥이로 알고 계신 분들도 많으실 텐데요. 사실 애초 이름을 우렁쉥이가 맞다고 합니다. 그런데 경남 방언인 멍게가 더 널리 쓰이면서 표준어인 우렁쉥이를 밀어냈다고 하네요.

DJ : 저야 우렁쉥이라는 말이 당연히 낯설지만, 멍게에게 그런 게 있는지 몰랐네요. 그렇다면 통영에서 멍게가 잘 자라는 이유는 뭔가요?

: , 역시 한려수도, 깨끗한 물이 첫 번째 이유일 테고요, 파도가 덜하고 수온이 다른 해역이 비해 적정하다는 점도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통영 사람들은 멍게를 안주 삼으면 다음 날 머리 아플 일이 없다고 말하기도 하는데요, 멍게에 신티올이라는 휘발성 알코올이 들어있다는 점도 있겠지만 아마 맑은 공기와 물을 마시고 자라서가 아닐까 하네요.

DJ : 그렇죠. 뭐든 환경이 제일 중요하겠죠? 그러면 멍게로 할 수 있는 음식 뭐가 있을까요

: 사실 통영 사람들은 날 것 그대로의 멍게를 가장 높게 쳐준다고 해요. 하지만 전국적인 유명세를 얻으면서 잘게 썬 멍게와 새싹, , 오이, 피망, 참기름, , 소금 등을 곁들여 먹는 멍게비빔밥이 특히 인기라고 해요. 또 술 한 주로 널리 알려진 멍게 특성을 활용해 멍탁이라는 막걸리로 개발했다고도 하네요.


날것 그대로 먹을 때 가장 맛있다는 멍게.



DJ : 저도 통영 갔을 때 비빔밥을 몇 번 먹어봤는데 그 상큼함이 특히 기억에 남더라고요.

: , 최근에는 통영멍게수협에서 멍게 소포장법에 성공했다고 하는데요, 조만간 편의점에서도 비빔밥용 멍게를 만나 볼 수 있다고 합니다.

DJ : 오 대박!! 편의점에서?? 비빔밥용 멍게를? 선주문 넣고 싶네요아까 4~5월이 멍게 철이라 하셨는데 우리 청취자들이 시장에서 멍게를 고를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을까요?

: 좋은 멍게는 일단 눈으로 봤을 때 껍질 색깔이 깨끗해야 한다고 해요. 그러니까 붉은색이 선명할수록 잘 자란 것이라 볼 수 있죠. 속살은 맑은 주황색이 도톰하게 자리하고 있는지 따져보면 됩니다. 멍게는 잘 보관하기만 하면 그 향과 쫄깃함이 유지된다고 하는데요, 귤 껍질 까듯 멍게 속살을 분리해서 비닐에 돌돌 말아 냉동보관하는 것이 좋다고 하네요. 올봄, 신선한 통영 멍게 잘 고르셔서 싱싱한 식탁을 만드시기 바랄게요~

 

통영의 아름다운 바다.


DJ : 네 오늘 맛있는 이야기, 첫 번째는 통영 멍게로 채워봤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서 기자의 한 줄 맛은?

 : 이게 정말 중요하잖아요. 오늘의 맛있는 한 줄, 통영 멍게는 한려수도가 내린 보물이다’.

DJ : 다음 주에 더 맛있는 이야기로 찾아뵐게요. 지금까지 이서 기자였습니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본 글은 라디오 방송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일간지 송년호로 보는 신문의 세계. 신기방기한 1면들 계속 볼까요?



(3) 남들과는 다르게 누구보다 빠르게 '색다른 빛'의 향연 형

: 매일 뜨고 지는 태양. 색다르게 표현할 방법은 없을까? 평범한 일상을 돋보이게 만드는 방법은? 다양한 고민이 묻어난 사진들. 자칫 '밋밋'할 수 있는 1면에 활력을 불어넣네요.

경남도민일보는 힘차게 달리는 기차와 빛을 절묘하게 합쳤군요. 막 달리고픈 역동성이 느껴지는~


경남신문은 김해공항 풍경을 담았네요. 하늘 위로 궤적을 남기며 날아가는 비행기들. 자동차 궤적과는 또 다른 느낌이네요.


경상매일신문은 포항 지진 아픔과 수많은 별들을 한 껏에! 강렬한 태양과는 또 다른 느낌. 포항 지진의 아픔이 빨리 씻겨지길 바랍니다.


부산일보는 경남신문과 유사한 사진을 실었네요. 김해국제공항의 전경. 동남권 신공항을 염원하는 마음이 살짝 엿보이기도?!


조선일보는 붉은 노을을 주제로 삼았군요. 충남 태안 안면도라고 하는데요. 사진보다는 '얼굴을 붉혔다'는 제목에 더 눈길이 가기도.


어둠을 뚫고 나온 희망의 빛 한 줄기. 중부매일은 사진 속에 정확한 메시지를 담았네요.



(4) '우리 지역, 우리 사회의 소망을 담아' 이슈·인물 중심 형

: 태양, 자연보다는 인물과 이슈가 돋보이는 편집도 많이 보이네요. 지역일간지에서는 지역민이 바라는 '일'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기도 하고요.

경향신문은 한겨레 사진과 비슷한, 노동자 현실을 전면에 내세웠군요. 그리고 옆으로 문재인 대통령 얼굴을 크게! '사람 중심'이 돋보이네요.


광주일보는 '무안공항 활성화' 염원을 실었어요. 지역 이슈를 확대하고, 이끌어가려는 노력이 보이기도 하고요~


태양도 빛도 어둠도 다 싫다! 오로지 사람! 특히 사진 설명이 인상적이네요~


세월호 아픔을 담은 무등일보. 목포 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뒤로 저무는 해. '나라다운 나라를 바라는 염원' 꼭 이뤄지겠죠?


서울신문도 역시 세월호입니다. '가슴에 묻다'라는 제목이 참 서글프네요.



(5) 평범함을 거부한다. 달라달라 형

: 자신만의 개성을 뚜렷히 살린 1면. 자주 보이면 좋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사진 다 필요없다! 우린 기사로 말한다! 패기가 돋보이는 경남일보.


옥천신문은 박창식 작가 작품을 내세웠어요. 작품 속 문구처럼 '뜻하는 일 모두 이뤄지길'.


파격은 역시 한국일보! 요즘 편집이 확 달라졌다죠? 흡사 잡지를 보는 듯한?! 송년호의 새로운 기준이 될 수 있을까요?



같으면서도 또 다른 일간지 송년호 1면들.

다양한 사진이 아쉬웠던 한 해를 달래고 희망찬 새해를 말해주는 듯한데요.

사진 속 많은 문구, 제목처럼 늘 좋은 일만 가득한 2018년이 되었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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