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후 포부>


단기-장기를 구분해 일을 추진하겠습니다. 각 기간은 년으로 잡고 ○(해당 분야)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을 강화하는 동시에 특정 한 분야 전문성을 키우겠습니다.

 

우선 가까운 년은 '경험과 배움'에 중점을 두겠습니다. ○(해당 분야이 구체적인 분류)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거치며 이전에 쌓아온 경험에 깊이를 더하겠습니다. 여건이 된다면 ○(해당 분야와 관련한 교육 기관 언급)에서 시행하는 교육을 연 2차례 이상 신청, 지식을 넓히는 발판으로 삼겠습니다. 특히 교육(특정 교육 하나 제시)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참여, ○(해당 회사의 인재상 언급) 동시에 해내는 인재상에 다가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 과정에서 개인과 회사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일도 병행하겠습니다. ○(해당 업무와 관련한 시상식 등 언급) 등에서 입상을 노리겠습니다. 아울러 (해당 분야의 업무를 함에 있어 좋은 사례가 되는 내용 언급, 예를 들어 언론직이면 육하원칙·역삼각형 구조가 잘 드러나는 신속한 기사)부터 , ○(좋은 사례 추가 언급)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업무 역량을 높이겠습니다.

먼 7년은 앞선 7년에서 발견한 분야를 심화하는 시간으로 삼겠습니다. 한층 깊어진 업무 숙련도를 바탕으로 일상 업무는 더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고 남은 시간은 전문성 강화에 쏟겠습니다. 필요하다면 해당 분야 대학원 진학도 도전하겠습니다. 이밖에 제2외국어 숙달은 일상 과제로 추진하겠습니다. 적어도 1년에 한 차례 이상 제2외국어 시험에 응시해 실력 향상을 도모하겠습니다. 개인 영광도 좋지만 이보다 조직과 사회 발전·변화를 이루는 사람, 구성원 되고 싶습니다. 그 기본은 끊임없는 공부라 여깁니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추상적인 목표보다는 구체적인 계획으로 이를 이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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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말은 맞았다. 트럭 짐칸에 초췌하게 웅크린 아빠는 건부가 기억하는 마지막 모습이 됐다. 얼마나 울고, 얼마나 소리쳤는지 기억도 잘 안 난다. 나중에 들은 누나 말로는, 트럭을 쫓아 뛰어가던 건부는 두 번이나 넘어져 양쪽 무릎이 다 까졌다고 했다. 처음에는 천천히 가던 트럭은 경찰서 앞을 지나가자 속도를 냈고 건부와 누나는 더는 따라가지도 못했다. 섬진강을 향해 난 길, 평소 같았으면 가장 신나는 얼굴로 걸었을 그 길이 그날은 그렇게 무서웠다.

 

건부는 한동안 아침마다 아빠를 찾았다. 엄마에게 묻고, 누나에게 아빠를 찾으러 가자고 보챘다. 하지만 전쟁을 겪고 10살을 넘기고 자신이 가장임을 알아가면서 건부는 더는 누나를 보채지 않았다.

사람들 기억 속에서도 건부 아버지는 서서히 지워졌다. 전쟁의 화마가 온 나라를 덮쳤었던 그 시절, 부모가 없다는 건 그다지 큰일이 아니었다. 누군가를 위로하고 돌보는 게 사치였던 시절이었다.

건부는 고등학교 진학고 포기하고 곧장 일을 시작했다. 양조장에서 만든 막걸리를 배달하는 일이었다. 친구에게 싼값에 산 낡은 자전거가 건부 발이 되고 가장 큰 재산이 됐다.

그 무렵, 이따금 건부는 아버지를 다시 떠올렸다. 그러다가 한 번씩 젊을 적 경찰이었던 동네 어른들을 찾아 아버지가 묻힌 장소라도 가르쳐 달라며 물었다. 늘 돌아오는 대답은 '모른다', '기억이 안 난다'였지만 건부는 몇 번이고 찾는 수고를 마다치 않았다. 아버지가 묻힌 곳에 막걸리 한 잔이라도 올리고 싶었다.

 

건부의 소박한 꿈은 오래가지 못했다. 마흔까지 세 살을 남겨둔 1980, 양조장에서 막걸리를 싣는 건부 앞으로 건장한 남자 네 명이 다가왔다. 건부는 며칠 전 친구 상은이 한 말을 곧바로 떠올렸다.

 

'조심해라. 우리 같이 가진 거 없고 빽도 없는 놈들만 골라간다더라. 걔들 보기에 우리는 그냥 사회악이고 폭력배나 비슷한 거지. 밑에 놈들은 위에서 까니까 실적 올려야 한다고 두 눈 부릅뜨고 있고. 아무나 데려가는 거야. 명분이야 좋지. , 마음, 정신을 맑게 한다나 뭐라나. 천국같이 편안한 사회를 만든다나. 근데 가면 그냥 바보 돼서 온다더라. 매일 일하고 맞고. 조심해. 니는 느그 아버지 일도 있다 아이가.'

 

불길한 예감은 빗나가지 않았다. 사내들은 건부를 몰아세웠다.

"1943년생 이건부, 사회 교화 대상이다. 타라."

다른 설명도 없었다. 그들은 강압적이었고 막무가내였다. 검은 선글라스 안에 눈을 감추고 있었지만, 건부는 그 눈이 분명히 교활할 것이라 장담했다. 그렇다고 이대로 마냥 끌려갈 순 없었다. 아버지 삶을 되풀이할 순 없었다.

"뭔가 착오가 있는 듯합니다. 고등학교도 안 가고 줄곧 일만 하고 있습니다. 내년에 결혼할 여자도 있습니다. 게다가 홀어머니를 모시고 있습니다. 한 번만 다시 확인해 주십시오."

착오, 고등학교, , 결혼. 뜻밖에 그들이 반응을 보인 건 홀어머니였다. 당장에라도 건부를 잡아갈 듯하던 그들은 잠시 자기네들끼리 모여 이야기를 나눴다. 건부와 세 걸음 정도 떨어져 있던 남자는 혼잣말로 '홀어머니'를 반복했고, 다른 남자는 건부를 한참이나 위아래로 훑어봤다. 또 다른 남자는 몇 장의 서류를 보더니, 건부의 말이 사실이라고 확인시켜줬다.

양조장 안쪽에서 김 영감이 뛰어나온 것도 이때다. 눈치 빠른 김 영감은 단번에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알아차렸다.

"이놈 말이 다 맞습니다. 홀어머니 모시고 살고 막걸리 배달하는 그냥 착한 놈입니다. 워낙 심성이 착해 제가 중매를 선 적도 있습니다. 한 번만 다시 확인해 주시고, 넘어가 주십시오."

김 영감의 애원에 남자들도 다시 자기네들끼리 모여 이야기를 나눴다. 한참이나 이야기를 주고받던 그들 상황은 '어차피 이달 할당량은 다 채웠다'는 말을 끝으로 매듭지어졌다.

"계속 지켜보고 있을 테니 조용히 살아."

차가운 말 한마디를 남기고 그들이 떠나자 건부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김 영감은 '다행이다', '잘했다'며 건부 어깨를 토닥거렸지만 건부의 떨리는 심장을 멈추지는 못했다.

 

멀어져 가는 남자 무리를 보며 건부는 되새기고 또 되새겼다.

'나는 언덕이 되어야 한다.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걸어선 안 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건부가 지우려 하면 할수록 아버지 얼굴은 더 또렷하게 다가왔다. 축 처진 어깨와 가려진 두 눈, 묶인 두 손.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은 순식간에 건부 머릿속을 메웠다. 아버지는 어디 계실까. 아버지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도대체 왜 그렇게 끌려갔을까. 건부는 아버지가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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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2.

6살 건부에게는 평소와 다름없는 아침이었다. 건부보다 2살 많은 누나는 늘 그렇듯 일찍 일어나 방을 닦고 있었고, 건부 엄마는 건부 동생을 등에 업고 미음을 만들었다.

아침부터 어딜 갔다 왔는지 알 수 없는 건부 아빠는 마당에서 부산하게 움직였다.

이불 속에서 더 머물고 싶은 건부였으나, 이 계절이 건부를 가만두지 않았다. 섬진강을 낀 이곳 하동에서는 재첩을 캘 수 있는 게 11월 말까지였다. 이때를 넘기면 내년 4월까지 기다려야 했다.

건부 엄마·아빠가 재첩을 캐는 걸 생업으로 삼진 않았지만, 가난한 농촌 사람들에게 재첩만 한 먹을거리도 없었다. 11월 초면 어른들의 노동은 사실상 끝이 났지만 건부 같은 어린아이들은 11월 말까지도 섬진강을 찾았다. 놀이 삼아, 며칠 품을 들이면 3~4일은 먹고도 남을 재첩을 캘 수 있었다.

누나와 동네 형들, 때론 부모님과 함께 섬진강을 거닐다 보면 하루가 훌쩍 지나갔다. 맨발로 맞는 부드러운 섬진강 모래도 좋았고, 발가락 사이를 파고드는 강물의 서늘함도 좋았다. 키가 작은 탓에, 부쩍 추워진 날씨 탓에, 섬진강 깊은 곳까진 들어가지 못했지만 넉넉한 섬진강은 얕은 물에도 재첩을 잉태했다.

건부는 늘 자신의 엄지손톱 보다 작은 재첩은 내년, 내후년을 위해 강으로 돌려보냈다. 강과 함께 살아야 한다는 아빠, 동네 형들의 가르침이었다. 작은 재첩을 멀리 던질 때마다 아까운 마음이 더 큰 건부였으나, 그 아쉬움이 모여 건부를 자라게 하고 있었다. 물론 건부는 알 리가 없었지만.

 

이날 아침에도 건부는 섬진강 나들이 생각에 들떠 있었다. 졸린 눈을 비비고 일어나 어머니가 차려준 미음을 깨작거리고 나서 누나와 놀러 갈 준비를 부산하게 했다.

건부 머리를 한 번 쓰다듬은 건부 아빠는 다시 마당에서 부지런하게 움직였다. 마당을 쓸었다가, 사립문을 손봤다.

건부 눈에 키 큰 남자들이 보인 건 건부가 신발을 고쳐 신고 있었을 때다. 처음에 건부는 아빠 친구인가 싶었다. 하지만, 시커먼 옷을 입고 총까지 든 그들이 사립문 앞에 있던 건부 아빠를 밀치다시피 하며 집 마당으로 들어오면서 건부 생각도 급변했다. 어깨에 멨던 총이 건부 아빠 쪽으로 향하자마자, 다른 남자가 건부 아빠 목덜미를 낚아챘다.

"이놈 맞네."

무리 중 마른 작은 남자가 말하자 남자 두 명은 건부 아빠를 양옆에서 잡고 곧장 양손을 묶었다. 그 사이, 다른 한 남자 건부 아빠 눈을 흰 천으로 가렸다.

"다 알고 왔으니 조용히 하고 가자. 애새끼들까지 줄초상 치르고 싶지 않으면."

마른 남자가 다시 건부 아빠를 향해 쏘아붙였다.

건부 아빠는 "뭔가 잘못된 듯합니다", "누굽니까"라고 절규하듯 외쳤다. 하지만, 그들은 닥치고 따라오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건부는 이 좋은 가을 아침, 눈앞에서 벌어진 일이 실감 나지 않았다. 저 사람들을 누구고, 아빠는 왜 저렇게 소리를 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건부 누나에게 물어봤지만 누나는 대답 대신 닭똥 같은 눈물만 뚝뚝 흘렸다. 누나를 따라 울먹거리기 시작한 건부는 마루에서 뛰쳐나와 마당 한쪽에 어두커니 서 있는 엄마에게 달려가 안겼다. 아빠를 어디로 데려가느냐고 건부가 몇 번이나 물었지만 건부 엄마는 들은 척도 않았다. 엄마는 망부석처럼 그 자리에서 서서 입을 꾹 닫고 있었다. 건부가 아빠에게 뛰어가려 하자, 엄마는 건부를 더 꽉 끌어안아 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했다. 건부가 발버둥 치면 칠수록, 건부 얼굴은 엄마 품에 더 안겼다.

양손이 묶이고 눈이 가려진 건부 아빠는 곧 남자들이 타고 온 트럭 짐칸 한구석에 던져졌다.

'일단 가 보면 안다. 가족 생각해야지'라며 총구로 건부 아빠 머리를 툭툭 건드리는 그들 말과 행동에 건부 아빠는 저항도 반항도 멈췄다.

"하나, , , . 다섯. 좋아. 오늘은 일단 여기까지. 가자."

트럭을 바라보던 마른 남자가 숫자를 다 세자, 건부 아빠를 태운 트럭이 불쾌한 시동음을 냈다.

자동차가 건부 시야에서 조금 멀어지자 건부를 꼭 안고 있던 건부 엄마 팔이 풀렸다. 그제야 건부도 건부 엄마 얼굴을 봤다. 건부는 엄마가 당연히 울고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엄마 얼굴은 왠지 모르게 평온했다.

건부 엄마는 건부 누나를 불렀다. 순간, 매서운 눈빛을 비춘 건부 엄마는 누나에게 힘주어 말했다.

"건부 데리고 차 따라가 봐라. 가서 아버지 얼굴 한 번 더 보고 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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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제사상에서 할아버지를 열다섯 번째 마주하던 그해. 할아버지 사진을 마주한 찬욱은 익숙함에 접어뒀던 기억을 끄집어냈다.

'우리 할아버지가 경찰이랬지'라며 중얼거리던 찬욱은 처음으로 할아버지 사진을 꽤 오래 봤다. 사진 속 할아버지는 30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정리가 안 된 눈썹은 꽤 진했다. 눈매 끝은 살짝 올라가 있었고 전체적으로 눈은 가로로 컸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콧대였다. 빛바랜 흑백사진이었으나 높은 콧대는 뚜렷하게 남았다. 찬욱은 문득, 친구들 사이에서 자신이 '양키'로 불린다는 걸 떠올리곤 ''하고 혼자 웃었다.

할아버지를 물끄러미 보던 찬욱은 애써 외면하던 생각마저 불러왔다. 그리 오래되진 않았으나, 생각하면 할수록 꼬리에 꼬리를 물며 찬욱을 괴롭혔던 그것은 그토록 자랑스러웠던 할아버지 직업이었다.

'우리 할아버지는 정말 경찰이었을까.'

찬욱은 왜 이 생각을 하게 됐는지 자신도 잘 알지 못했다. 다만 찬욱이 자라면서 역사를 알게 되고, 할아버지가 살아 계셨을 그때 시대를 이해하게 된 게 영향을 미친 듯했다. 찬욱이 늘 떠올렸던 낭만적인 그 경찰과 당시 시대가 어울리지 않다고 느낀 것이다.

어쩌면 할아버지에 대해 아는 게 없어서, '경찰'에만 너무 집착했던 탓일 수도 있었다. 어릴 적에는 그 하나면 충분했는데, 이제는 그것밖에 안 남았다. 몰라서 병이 된 셈이었다.

찬욱은 아빠에게 슬쩍 물어볼까 하다, 이내 접었다. 사실, 이제 그게 뭐 중요할까 싶었다. 어디가 자랑할 일도 없고, 경찰과 도둑 놀이를 할 생각은 더더욱 없었다. 익숙함에 무관심을 더할 차례였다.

 

찬욱은 할아버지를 지운 듯 잊은 듯 살았다. 매년 가을 의무적으로 한 번씩 떠올렸다가도, 계절이 바뀌기 전에 잊었다. 할아버지를 따라 경찰이 되겠다는 생각도 자연스레 바뀌었다. 몸 쓰는 것보단 앉아서 공부하는 게 스스로 더 잘 맞는다는 걸 알았다. 누구를 쫓고 잡을 만큼 튼튼하지도 않았고 예전처럼 달리기를 잘할 자신도 없었다.

찬욱은 당연하듯 변화에 적응했다. 그리고 무심하게 시간을 보냈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중학교,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다소 아쉬운 수능 성적을 들고 어부지리로 들어간 대학도 무리 없이 마쳤다.

그 사이 할아버지와 만남은 눈에 띄게 줄었다. 시험 기간이라는 핑계로, 아프다는 핑계로, 용돈이 부족하다는 핑계로 고향 집 내려가기를 미룬 탓이다. 벌초며, 명절 차례상이며 할아버지를 떠올릴 일은 틈틈이 있었으나, 할아버지 얼굴을 마주하진 못했다. 1년에 한 번, 그 가을 제사상을 지나친다면 할아버지를 딱히 볼 일이 없었다.

 

찬욱이 서른세 번째 가을을 맞이한 그해. 어릴 적 그때처럼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저녁을 먹던 찬욱은 잊은 듯 살았던 기억을 입 밖으로 꺼냈다.

"아버지, 우리 할아버지는 진짜 경찰이셨어요?"

옆에서 '내가 맞니, 네가 틀렸나' 재잘되던 누나들이 없었기에 저녁 식사자리에는 일순간 침묵이 흘렀다. 누나들을 대신해 소주잔이 자리를 채웠으나, 서먹함을 풀기에는 아직 그 양이 부족했다.

찬욱이 이 이야기를 꺼낸 건 뜻밖에 꽤 감성적인 이유 때문이었다. 2년이 조금 넘는 연애 끝에 결혼까지 바라보게 된 찬욱은 문득 '내 뿌리를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중에 찬욱이 아빠가 됐을 때, '뿌리'를 묻는 자식들 앞에서 어버버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경찰이 아니고 맞고는 이제 상관없었다. 그냥 내가 알던 그 할아버지가, 자랑스러웠던 그 할아버지가 실재하는지 알아야 했다.

찬욱의 물음에 아버지는 예전처럼 말이 없었다. 침묵을 견디지 못한 어머니가 "너희 할아버지 예전에 경찰이라고 했잖아"라며 거들었으나, 아버지는 대답 대신 소주잔만 만지작거렸다.

"예전에는 그럴 줄 알았는데, 나중에 커서 보니까 이상하더라고요. 그때 그런 경찰이 있었는가 싶기도 하고. 나중에 저도 애 낳으면 증조 할아버지가 이랬다, 할아버지는 이랬다 제대로 가르쳐 줘야지요."

진지하면서도 익살스러운 찬욱 말에 찬욱의 어머니가 웃었다. '결혼하기 전에 별걱정은 다한다'며 찬욱을 놀리던 어머니는 이내 찬욱 아버지를 쏘아붙였다.

"애가 궁금해 하는데 뜸들이지 말고 어서 말해줘요. 사실 나도 잘 모르겠더구먼."

계획에 없었던 합동작전이 있어서일까, 그사이 취기가 올라서일까. 말없이 있던 찬욱의 아버지가 입을 뗐다.

"느그 아빠가 평생 생각하고 있는 게 있다. 소가 언덕이 있어야 비빈다."

짧은 말을 내뱉고서 소주를 한잔 들이키는 찬욱 아버지 눈에 추억이 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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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 전부터 아이폰에 튕김 현상이 엄청 심해졌었어요.
특히 카메라 어플이 심해지더니
카메라만 열어도 튕겨서 어플이 꺼지고
동영상 편집 어플도 편집 중에 꺼지길래
벼르고 벼르던 모든 설정 재설정을 했습니다.
하고나면 설정을 다 바뀌고 아이폰이 초기화처럼
될 것 같아서 미뤘었는데요.
그정도는 아니더라고요.

1. 설정에 들어가서 일반에 들어갑니다.

2. 일반에서 밑으로 스크롤 내려서 재설정을 눌러줍니다.

3. 모든 설정 재설정 눌러줍니다.
시간이 좀 걸리고 화면이 돌아오면
어플이나 저장된 데이터 등등은 그대로고
와이파이저장된 것, 알람 같은 것들이 다 초기화되어 있어요.
대신 튕김 현상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재설정 하고 나서 재부팅도 한번 시켜주시구요.

#아이폰어플튕김 #아이폰튕김현상 #아이폰에러 #아이폰오류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 세공사들이 모여있는 거리가 있죠.
브랜드 쥬얼리샵보다 저렴하고 세공이 가능해서
창원 마산 사람들에게 인기있는 곳
큰 규모는 아닉 5-6개 가게가 모여있고
마산 창동 코야양과 맞은편에서 육호광장쪽으로
더 가서 골목길로 들어가야 해요.

주차는 오동서11길 8
주소를 네비에 찍고 가면 세공거리 주차장이 나옵니다.
가게에서 주차권 도장 받아오시면 돼요.
P ->주차장에서 조금만 안쪽으로 가면 가게들이 보여요.

부산세공사가 유명하지만(여기 손님이 정말 많더라고요)
저는 거제세공사 디자인이 더 마음이 들어서 거제세공사로!

거제세공사 세공실

물건들은 찍지 않았어요ㅎㅎ

백금팔찌를 했는데
마음에 들었어요.
예물하러도 세공골목에 많이 오신다고 하더라고요.

거제세공사 주소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서8길 16
055-245-3007

#창원세공 #마산세공거리 #창동세공거리 #마산쥬얼리 #마산금은방 #마산세공사

-할아버지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 멋진 경찰

-할어버지는 어떻게 지내셨나요? : 경찰이었던 우리 할아버지는 나쁜 사람들을 잡다가 돌아가셨습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면) 어떤 추억이 있나요? : 제사를 지낼 때 할아버지 사진을 봤습니다. 경찰이었던 할아버지는 튼튼해 보였습니다. 할아버지는 나쁜 사람과 싸우다가 돌아가셔서, 무덤이 없습니다. 아버지는 할아버지를 찾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할아버지를 보면(생각하면) 어떤 기분이 드나요? : 저도 할아버지 같은 경찰이 되고 싶습니다.

 

찬욱은 '경찰'이라는 단어를 열 번쯤 더 적고 나서 숙제를 끝났다. '뿌리를 찾아서'가 쓰인 숙제 제목까지 찬욱의 글이 넘나들고 어떤 글은 알아보기조차 어려웠지만, '경찰'이라는 단어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또렷하고 반듯하게 쓴 찬욱이였다.

 

"할아버지는 나쁜 사람들과 싸우다가 돌아가셨습니다. 저는 나중에 커서 할아버지 같은 경찰이 되고 싶습니다."

찬욱의 발표가 끝나자 친구들은 손뼉을 쳤다. 찬욱과 친한 남자애들은 '우와'라는 감탄을 섞었고, 덜 친한 남자애들은 '부럽다'고 소곤거렸다.

그날 반 친구 모두가 돌아가며 발표를 했지만 '경찰 할아버지'를 둔 건 찬욱뿐이었다. 선생님도 있었고, 작곡가도 있었고, 힘이 장사인 할아버지도 있었지만 가장 인기가 많은 건 경찰 할아버지였다. 찬욱에게 세뱃돈과는 비교할 수 없는 자랑거리가 생긴 순간이었다.

친구들은 한동안 찬욱만 만나면 할아버지 이야기를 물었다. 소문은 옆 반에도 퍼졌고 찬욱과 다른 반인 동네 친구에게도 닿았다. 나쁜 사람을 잡으려면 달리기가 빨랐을 거라며 부러워했고, 총도 쏠 줄 알았을 거라며 신기해했다. '경찰과 도둑' 놀이를 하는 날이면 찬욱에게 경찰 한 자리를 맡겼다.

찬욱은 할아버지가 자랑스러워졌다. 찬욱 곁에 있고 없고는 크게 상관없었다. 세뱃돈을 못 받아도 괜찮았다. 멋진 일을 했던 할아버지는 찬욱을 인기 있는 아이로 만들어줬다.

이듬해, 가을 제사상 위에서 할아버지 사진을 다시 봤을 때 찬욱은 할아버지와 자신이 똑 닮았다고 생각했다.

 

부쩍 자란 찬욱 키만큼이나 많은 것이 빠르게 바뀌었다. 몇 번의 가을이 지나가자 할아버지를 향한 관심은 식었다.

아이들은 이제 자신의 할아버지 직업보다는 세뱃돈 액수에 더 열을 내기 시작했다. 몇몇은 여전히 할아버지를 뽐내고자 애썼지만, 세뱃돈으로 10만 원을 받은 친구보단 인기가 없었다.

다시 가을이 오자, 할아버지 이야기를 하는 아이들은 완전히 없어졌다. 찬욱도 똑같았다. 경찰보다는 옆 반 여자애 이야기가 더 재미있었고, 누군가를 잡는 것보단 도망치는 일도 꽤 멋지다고 생각했다. 할아버지가 무슨 일을 했는지보다는 친구와의 격투 게임에서 한 판이라도 더 이기는 것에, 수학 문제를 하나라도 더 맞추는 것에 관심이 갔다.

모두 이 변화를 부정하거나 거부하진 않았다. 아니, 스스로 바뀌었는지도 모르고 변해갔다. 동심을 빼고 보면 더 자세히 보이는 것들도 있었다. 경찰이 되고 싶다고 해서 쉽게 될 수도 없고, 막상 되더라도 힘이 들 게 뻔하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할아버지 존재 자체를 잊진 않았다. 모두 '내 뿌리가 무엇인지'는 똑똑히 새기고 있었다. 그저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거나, 할아버지를 만나거나 떠올리는 일에서 더는 특별함을 얻지 못했을 뿐이었다. 익숙함이 만든 변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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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의 3대천왕에 나왔다는 몰질식육식당
몰질인지 말질인지 헷갈렸어요!
짬뽕이 유명하다고 해서 갔는데 식당 외관은 전혀
짬뽕집이 아닙니다ㅎㅎ

토요일이었는데 20분정도 대기했어요.

서귀포맛집 강정마을 맛집!
이라고 할만해요. 전 너무 맛있게 먹었습니다.
국물은 빨간데 맵지 않아요.
식육식당이라는 이름답게 두툼하 하고 냄새 안나고 질좋은 제주돼지고기가 듬뿍

짬뽕밥을 시켰는데 국밥처럼 말아서 나와서
개인적으로 면보다 짬뽕밥이 맛있었어요.
면이 좀 굵은 편이라 밥이 더 취향에 맞았어요.
양배추도 듬뿍 들어가서 아삭아삭
사실 먹을 때는 음 맛있네! 정도였는데
나중에 자꾸 생각나더라고요.

식사하시고 강정마을 한바퀴 도시면 좋을 듯

일요일 휴무이고
영업시간이 10:30~15:00로 짧네요.
몰질식육식당 주소: 제주 서귀포시 이어도로 598
주차장은 없고 근처에 대고 걸어오세요.

 

#제주맛집 #서귀포맛집 #강정마을맛집 #흑돼지짬뽕
#백종원의3대천왕 #몰질식육식당 #제주짬뽕

 

서귀포맛집 중앙식당
같이 간 일행이 추천해서 찾아간 맛집입니다.
토요일 점심이었는데 다행히 줄서서 대기하고
그런 건 없었어요.
중앙식당 주차는 바로 맞은편 골목으로 좀 더 가면
꽤 큰 무료주차장이 있어요.

제주 중앙식당 메뉴판
성게보말국이 성게보말이 들어간 미역국입니다.
양이 많다고 해서 6명이서
성게보말국 3, 고등어구이 2, 김치찌개 1 이렇게 골고루 주문

밑반찬 맛있고요 꼴뚜기젓갈 맛있었어요.

관광객 보다 제주도민들이 많았어요.
제주분들은 성게보말국 말고 다 다른 걸 드시더라고요ㅎㅎ

김치찌개!
제주 돼지고기가 들어간 김치찌개 기대이상!!
넘 맛있었어요.

개운하고 시원했던 성게보말국
센스있게 인원수대로 나눠 담아주셨어요~!

고등어구이도 꼭 드세요... 촉촉바삭
제주도 맛집 중앙식당 추천합니다.

[서귀포 화순 맛집] 제주 중앙식당 064-794-9167 영업시간 : 06:00 ~ 20:00 휴무: 매월 둘째주, 넷째주 목요일



제주도 서귀포 대정읍 영락리에 있는 아몽가 숙소를 소개할까해요.

8명이 들어가도 넉넉한 메인 공간(숙소)과 키즈방, 바비큐장까지 갖춘 곳.

의자, 침대, 소주잔, 조명. 이리봐도 저리봐도 갬성갬성이 묻어나는 곳이죠. 

본채 앞으로 있는 널찍한 마당과 그 앞쪽에 있는 키즈방

키즈방 왼편에 위치한 바비큐장까지. 이리저리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훌쩍 지나가더라고요.

아, 화장실은 2개에요. 본채 옆으로, 밖과 연결돼 있는 화장실이 있는데

개인 프라이버시를 지켜주기 좋은 장소더라고요.

본채와 딸려 있는 화장실 안에는 라디에이터도 있더라고요. 겨울에도 따뜻하게 샤워할 수 있어 만족!

나머지는 사진 보면서 소개할게요.

 

 

커튼 친 침실 한쪽. 색이 정말 이쁘지 않나요?
인상적인 천장. 한옥의 멋스러움이 느껴져요.

 

 

 

1~2만 원 정도만 내면 이렇게 바비큐 도구를 마련해 주더라고요. 먹을거리는 개인이 준비.
바비큐장 풍경. 옛 외양간으로 쓰던 걸 리모델링 했다고 하네요.
아무 음식이나 대충 놓고 찍어도 사진이 되는 곳

 

 

 

잠자리가 있는 본채 외관. 저녁에 저 조명들을 켜고 끌 수 있더라고요.
본채 한쪽. 아기자기한 소품이 인상적.
침실 한쪽에 있는 소품.
널찍한 마당. 사진 왼쪽에 보이는 건 키즈방이고요. 그 옆으로 미끄럼틀과 그네 등이 있네요. 오른쪽 구석에 보이는 문은 외부 화장실 입구! 여름이면 아이들이 발 담그고 놀 수 있는 작은 풀장도 보이죠?

 

 

 

아늑한 부엌 풍경. 왼쪽 문은 본채에 달린 화장실 입구.
아이들을 위함 책도 많더라고요. 큼직한 거울도 있고요.
거실 한쪽. 커튼 안쪽으로 침대 2개가 있어요.
갬성 터지는 조명.
또 다른 침실. 거실 한쪽에 있어요. 6명 이상 예약하면 주인분께서 이렇게 설치해 준다고 하더라고요.
본채 외관.
부엌과 원목 테이블.
아늑한 침실. 침대는 기본적으로 저상형이에요. 굴러 떨어질 걱정은 뚝!
또 다른 침실.
바비큐장 풍경. 원목 난로도 아주 따뜻해요. 사진 반대편에는 80인치 크기 스크린과 빔프로젝트로 있어요. 올레TV를 연계해서 아주 잘 나와요.

 

 

키즈방 사진이 없어서 아쉽네요.

웰컴 음식으로는 식빵과 따뜻한 커피 등이 있더라고요. 자동 커피머신으로 쭉쭉.

본채 화장실 입구 옆으로는 분리수거를 내놓을 수 있는 공간도 있고요.

주차는 집 앞 공터에 하면 돼요. 승합차 2대 정도는 충분히 댈 수 있더라고요.

정확한 위치는 아래를 참고해 주세요. 이상 제주 숙소 아몽가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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