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훈훈한 이야기를 모아모아서-.
좀 더 따뜻한 세상이 되길 바라며, 사람 냄새 나는 글을 전합니다.
(8) 2016년 10월 둘째 주 소식
DJ : 불과 일주일 만에! 벌써 겨울이 훌쩍 다가온 느낌이죠? 이상한 날씨 탓에 점점 봄 가을은 사라지고 여름과 겨울만 남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는데요. 때 이른 가을 추위! 특히 일교차가 커 감기, 알레르기 질환 등에 주의해야 한다고 하네요. 부쩍 낮아진 기온, 그럴수록 이분이 생각나는 건 저뿐만이 아니겠죠? 우리 지역의 따뜻한 이야기들을 들어보는 시간! 경남 사람이 사는 세상, 이서 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이 : 네 안녕하세요.
DJ : 날씨 이야기로 문 연 오늘 <경사세>. 그나저나 이서 님은 날씨 변화. 어디서 느끼시나요?
이 : 저는 그 고향 집에 전화할 때요. 어머니가 추위를 좀 많이 타시는 편인데, 벌써 전기장판을 꺼내셨다 하더라고요. 매년 그때마다 아 겨울이 오는구나 하는 걸 느껴요. 우리 DJ님은 어떤가요?
DJ : 저는 아이들 겨울옷을 꺼내 세탁할 때. 그리고 여름옷을 차곡차곡 정리할 때 계절의 변화를 느끼곤 하죠.
이 : 그렇죠. 그러고 보니 우리 옷차림도 어느덧. 반소매는 온데간데없고 긴소매로 싹 바뀌었네요. 하. 2016년도 끝을 향해 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DJ : 연말 이야기 나오니 우리 이서 님 약간 우울해 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 기분! 어서 훈훈한 이야기, 따뜻한 소식으로 바꿔야겠죠? 오늘 키워드 말해 주신다면요?
이 : 네, 오늘은 태풍, 백세인생, 우포늪으로 준비 봤어요. 어떤 이야기 먼저 해볼까요?
DJ : 음, 저는 백세인생! 흥겨운 노래도 생각나고요, 어떤 소식일지 궁금하네요.
이 : 네, 통영에서는 최근 아주 특별한 생일 파티가 열렸다고 하는데요, 파티의 주인공은 이성순 할머니로! 통영시 전체를 통틀어 7번째 100세 어르신이 되셨다고 하네요.
DJ : 참, 요즘 백세시대, 백세시대. 말은 많지만 그 오랜 시간! 묵묵히 세상을 살아가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니잖아요. 어르신 정말 축하하고, 좋은 자리를 마련한 통영시도 칭찬받아 마땅하네요.
이 : 그렇죠. 특히 이번 축하 행사는 지난여름 90세 이상 고령자들의 주민등록 거주 여부를 겸한 불볕더위대비 안전을 확인하던 중 알게 돼 추진했다고 하는데요, 시가 이번 축하 파티를 효 사상을 고취하는데도 큰 도움을 줬다고 평가하기도 했다네요. 축하 행사에서 이성순 할머니는 장수지팡이와 제습기, 케이크, 과일 바구니 등을 선물로 받으셨다 하는데요. 저는 어르신 사진도 봤거든요? 정정한 모습으로 꽃다발을 든 어르신 모습이 참 보기 좋더라고요.
DJ : 역시 뭐니뭐니해도 건강만 한 게 없다는 사실! 어르신을 통해 다시 한 번 배워갑니다.
이 : 네, 행사를 주최한 김동진 통영시장도 축하주를 따르며 "장수시대라고 하지만 100세를 맞이하는 어르신이 많지 않아 실감하지 못했는데 실제로 뵈니 정말 좋다. 앞으로도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하니, 우리 DJ님 마음과 똑 닮은 듯하네요.
DJ : 그렇네요. 왠지 어르신께 건강하게 잘 사는 비결은 뭔지 묻고 싶기도 하네요. 아무쪼록 계속 건강하시길 저도 간절히 기원하고 있겠습니다. 다음 소식 바로 넘어가 볼까요? 음, 태풍이 있었네요. 사실 지금도 여러 곳에서 복구 작업이 한창일 텐데요, 조금이나마 힘이 되는 이야기, 전해 주신다면요?
이 : 네, 갑작스레 닥친 10월 태풍. 많이 놀라셨을 텐데요. 오늘 소개해 드릴 이분은 정말 목숨이 왔다갔다할 정도의 위기를 겪은 분이세요. 집채만 한 파도를 뚫고 회사 배를 지킨 통영 ㈜해진 윤종엽 부장님이 그 주인공이에요.
DJ : 벌써 막 긴장이 되는데요? 속사정 자세히 들려주신다면요?
이 : 네, 태풍 차바는 지난 5일 아침 7시께 조선소를 덮쳤는데요. 조선소 벽체가 뜯어지고, 파도가 조선소 야드를 덮치는 등 큰 피해가 예상됐다고 해요. 소음과 바람 때문에 앞뒤도 가리지 못하게 했을 그때! 윤 부장님은 급하게 작업 선과 바지선이 묶인 회사 동쪽 바닷가를 향해 달려갔는데요. 바닷가에서는 묶인 배와 바지선이 파도에 떠 육지보다 높은 곳에서 춤을 추는 상황이었고, 설상가상으로 파도 때문에 연결 로프가 끊어졌고 배는 떠내려가면서 뒤집힐 듯 휘청대기 시작했고요.
DJ : 저 같으면 무서워서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했을, 아니 애초 바닷가로 뛰어가지도 않았을 듯한데요. 생각만 해도 아찔하네요.
이 : 그렇죠. 하지만 윤 부장님은 배가 떠내려가면서 생길 또 다른 피해를 막고자 우선 해경에 신고하고 나서 로프를 들고 무작정 배 위로 뛰어들었다고 하는데요. 다행히 파도에 밀려 작업선이 육지에 붙자 로프 두 가닥을 급하게 배에 묶고 탈출했다 하네요.
DJ : 사명감이 너무너무! 투철하다고 해야 할까요. 천만다행이네요!
이 : 그렇죠! 하지만 위기는 곧바로 또 닥쳐왔어요. 다시 내려친 초대형 파도가 보강된 로프 3개 모두를 한꺼번에 끊어버렸거든요. 근데 또! 로프를 들고 배 위에 뛰어오른 부장님. 배 안에 고립된 채 사투를 벌이던 그를 오전 8시께 기적같이 통영해경 구조대가 찾아 구조했다고 하네요. 곧바로 부장님은 해경과 함께 그는 배를 붙들어 맬 수 있었고요.
DJ : 정말 못 말리는 부장님! 고생하신 해경 여러분께도 감사 말씀 전하고 싶네요.
이 : 그렇죠!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라는 거! 이후 바지선 로프마저 끊어지자 부장님은 또다시 바지선 위에 뛰어올랐는데요, 바지선이 육지로 붙는 순간을 이용해 바지선을 벗어났고 해경에 신고해 재차 도움을 받았다고 하네요. 이 모든 게 다 더 큰 피해를 막고자 윤 부장님께서 하신 행동인데요, 통영해경도 이런 윤 부장님께 태풍과 맞선 조선소 사나이라는 애칭을 붙여줬다 하더라고요.
DJ : 조선소 사나이, 딱 어울리는 말이네요. 그래도 다음번에 혹시 이런 일이 또 닥친다면! 본인 안전도 더더! 챙기시길 부탁할게요! 마지막 키워드 바로 살펴볼까요? 우포늪이었죠?
이 : 네, 우포늪! 관련 소식은 창녕군 우포늪 마을로 2년 전 귀촌한 우창수(50)·김은희(48) 부부가 어린이들과 함께 시 노래 음반 <우포늪엔 맨발로 오세요>를 펴냈다는 이야기예요.
DJ : 우포늪엔 맨발로 오세요라는 음반 제목부터 벌써 훈훈함이 가득한데요?
이 : 그렇죠, 이 음반에는 아침저녁으로 우포늪을 만나면서 우포늪이 들려준 이야기와 나무 할아버지에게 소원을 빌며 느낀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시 노래 15곡이 실려 있다고 해요. 예를 들면 우포늪에 사는 송미령 시인의 얘기를 담은 '시인과 버들국수', 말만 앞세우고 실천은 하지 않는 어른들을 꼬집는 '말만' 등 아이들 시선이 담겨 있죠.
DJ : 아이들의 순수한 시선과 우포늪, 그리고 착한 멜로디까지. 소식을 듣는 것만으로 벌써 힐링이 되는 기분인걸요?
이 : 네 음반을 낸 우창수 김은희 부부 교육 철학도 그와 닮았는데요, 부부는 "아이들 자신이 쓴 글에 곡이 붙여져 널리 알려지고 많은 사람이 부르면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는 아이들은 위로를 받게 되고, 텃밭을 가꾸며 적게 먹고 느리게 사는 기쁨도 알았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소감을 전했고요.
DJ : 소박하다고 하셨지만 그 뜻만은 정말 큰! 멋진 생각이네요. 우창수 김은희 부부와 아이들이 만든 소리, 그 속에 담긴 따뜻한 이야기까지. 널리 널리 퍼졌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조선소 사나이부터 백세 어르신, 아름다운 부부까지 만나본 오늘의 경사세. 정리해 주신다면요?
이 : 네, 지금도 수해복구 현장에서 힘쓰고 계실 분들과 조선소 사나이께 바치는 생각으로 준비해 봤어요. "여러분이 있어 행복합니다"
DJ : 오늘 소식도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본 글은 라디오 방송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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